[디지털데일리 박기록 논설실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TV연설에서 “핵 억지력 부대의 특별 전투임무 돌입을 국방부 장관과 총참모장에게 지시했다”고 밝히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다시 크게 요동치고 있다.
앞서 지난 25일(현지시간) 마감된 미국 뉴욕 증시는 러-우크라이나간 정전 협상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기에 사태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때문에 다우존스, S&P500, 나스닥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큰 폭으로 상승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지난 주말동안 ‘SWIFT 퇴출’ 등 서방의 강력한 대 러시아 금융 및 경제제재에 반발한 푸틴이 다시 핵무기 카드라는 강수로 맞서면서 상황이 돌변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개장을 앞두고 금융 시장의 불안감이 다시 크게 고조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푸틴이 ‘핵’이라는 단어를 꺼낸 것 자체에 상황의 심각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로 이를 반영, 이날 오후 2시현재(한국시간) 미국 증시의 주요 주가 선물지수는 일제히 급락한 상태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우존스 지수의 선행지표인 US30 지수는 전일대비 1.70%하락한 3만3383.10을 기록하고 있으며, S&P500 지수의 선행지표인 US500은 전일대비 2.38%하락한 4259.10을, 나스닥지수의 선행지표인 US테크100은 전일대비 2.65% 하락한 1만3698.70을 각각 가록중이다.
또한 시장 공포지수의 선행지표인 S&P500 VIX는 11.64%가 급등해 다시 30.43을 기록중이다. 이와함께 WTI, 브렌트유 선물 등도 100달러에 육박하면서 유가 시장 불안도 고조되고 있다.
외신들은 푸틴이 핵무기 관련 부대의 준비 태세 강화를 지시한 것 자체가 핵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공포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핵 억지력 부대’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운용하는 러시아 전담 부대로, 이 부대를 움직인다는 것은 이번 사태로 인해 서방과의 대결에서 핵무기도 변수에 놓겠다는 엄포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생각보다 엄중한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8일(현지시간) 휴전 협상을 시작함에 따라 상황 반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다. 양국 협상단은 이날 벨라루스 국경도시 고멜에서 회담을 열 예정이다.
외신들은 러시아측이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 등을 포함해 우크라이나 항복 등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협상 성과에 회의적인 예측을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