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이 넘쳐나는 수요를 미처 따라가지못해 가격 상승세 및 공급난이 예상됐다. 이에따라 전기차 보급 속도도 늦춰질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4일 글로벌 에너지 정보분석기업 S&P글로벌플래츠는 배터리 수요 증가와 소재 공급 부족으로 오는 2030년경 리튬 부족량이 22만t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가격 역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S&P글로벌플래츠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탄산리튬 기준 지난해 2월 초 t당 9000달러에서 지난 9일 5만5000달러로 511% 크게 올랐다.

수산화리튬 가격 또한 같은 기간 380% 증가했다. 다른 배터리 소재인 수산화코발트와 황산니켈 가격이 각각 59.5%, 15.8%가량 오른 것에 비하면 가파른 증가세다.

S&P글로벌플래츠는 전 세계적인 전기차 생산 및 판매 확대로 인한 배터리 수요 증가를 리튬 공급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을 가격 급등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어난 900만대, 오는 2030년에는 27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맞춰, 리튬 수요 역시 지난해 50만t에서 오는 2030년 200만t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중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3사가 필요로 하는 리튬의 양은 74만9000t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12만5000t 대비 6배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리튬 공급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부족한 투자와 더불어 코로나19로 구인난과 운송 문제, 채굴 허가권 관련 규제 등 여러 문제가 생겨 확장 및 신설 프로젝트가 차질을 겪고 있는 것이다.

S&P글로벌플래츠는 2030년 리튬 공급량이 수요보다 22만t 적은 178만t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알버말, 필바라미네랄 등 66개 업체가 진행하고 있는 기존 및 신규 사업의 목표 생산량을 채운다는 가정 하에 산정한 공급량이다. 사업이 중단되거나 연기되는 등 다양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차이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

스콧 얄함 S&P글로벌플래츠 배터리 메탈 벤치마크 가격 책정 책임자는 “리튬 공급 부족은 자동차 및 배터리 업체가 생산 목표를 달성하는 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이는 배터리 팩의 가격 상승과 함께 전기차 보급을 늦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