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만에 열린 전시회…코로나19 뚫은 열기 - 국내외 500여개 반도체 업체 참가 - 반도체 컨퍼런스 및 구매상담회 진행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국내 최대 규모 반도체 전시회 ‘세미콘코리아 2022’가 개막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무산돼 약 3년 만에 열리는 만큼 개최 전부터 업계의 관심이 컸다. 이를 반영하듯 행사장은 인파로 가득했다. 참가업체들은 일제히 반도체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수 글로벌 기업이 참석하면서 한국 반도체의 높아진 위상도 느낄 수도 있었다.
9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세미콘코리아 2022를 주최했다.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이어진다.
올해 행사에는 국내외 500여개 반도체 기업이 참가했다. 이들 업체가 꾸린 부스는 2000개로 역대급 규모다. 코엑스 전시장 2개 층을 동시 운영될 정도다.
가장 주목할 점은 외국계 회사가 대거 등장한 부분이다. 극자외선(EUV) 장비 등 노광 시장을 장악한 네덜란드 ASML을 비롯해 미국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램리서치·KLA, 일본 도쿄일렉트론(TEL) 등 반도체 장비 톱5가 모두 참여했다.
이날 온라인 기조연설을 진행한 ASML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국내 투자 확대 의지를 드러냈다. 2029년까지 1000명 이상을 추가 채용하고 수천억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TEL도 한국법인 인력 채용 나서는 등 현지 공략을 본격화했다.
독일 머크와 일본 JSR·도쿄오카공업(TOK)·스미토모 등 글로벌 소재사도 부스를 차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고객사를 붙잡겠다는 의지다. 한 부스에서 만난 해외업체 관계자는 “한국은 본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가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한국 기업들과 네트워크 확대를 위해 전시회 참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반도체 소재 및 장비 국산화에 한창인 국내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동진쎄미켐과 영창케미칼 등은 일본 의존도가 높은 포토레지스트(PR)를 소개했다. PR은 반도체 노광 공정에서 쓰이는 필수 소재다. 양사는 국내 고객사와 협력을 통해 일본 제품을 일부 대체하고 있다. 케이씨텍과 원익머트리얼즈는 각각 화학기계연마(CMP) 슬러리, 하이(High)-K 등 전구체를 선보였다.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테스 피에스케이 넥스틴 등 토종 장비 기업도 자사 제품을 적극 홍보했다. 이들은 미국과 일본 기업이 주도하던 분야를 국내 기술로 대체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노광, 식각 등 핵심 장비는 기술 격차가 여전하지만 이외 전공정이나 후공정은 우리나라 기업이 많이 따라잡았다. 국내 고객사도 협력사 다변화를 원하는 만큼 협업 빈도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미콘코리아 2022 기간에는 다양한 비즈니스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인텔 마이크론 키옥시아 소니 등이 국내 소부장 기업과 50회 이상 미팅을 진행하는 구매상담회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와 미국 상무부 간 반도체 파트너십 대화 후속조치로 ‘한·미 반도체 파트너십 투자설명회’도 온라인으로 열린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부스를 통해 반도체 투자 지원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업계 전문가가 강연자로 참여하는 온라인 컨퍼런스도 진행된다. ▲SEMI 테크놀로지 심포지엄 ▲인공지능(AI) 서밋 ▲디자인 오토메이션 포럼 ▲마켓 트렌드 포럼 등이 대상이다.
SEMI 관계자는 “3년 만에 돌아온 세미콘코리아 전시회를 통해 산업에 새로운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건강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 데 힘이 되기를 바란다”며 “SEMI는 앞으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격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 성장에 도움되는 비즈니스 지원 활동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