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이 뉴노멀 시대에 대응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자금조달이 중요해지면서 주요 성장기업이 속속 기업공개(IPO) 절차에 뛰어들고 있다. 기업가치를 높이면서(高) 적기에 IPO를 진행(GO)하는 게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다. 디지털데일리는 잠재적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의 IPO 준비 과정을 집중 살펴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비대면 수요 증가에 힘입어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 몸값이 수조원대로 치솟은 가운데, SSG닷컴 역시 올해 목표로 한 기업공개(IPO) 준비에 한창이다. SSG닷컴 상장 후에도 ‘온오프라인 에코시스템’ 구축을 위해 모회사 이마트 역할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17일 SSG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미래에셋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대표 주간사로 선정한 후 IPO에 필요한 단계별 과정을 준비하고 있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는 물류 인프라와 정보기술(IT) 분야, 온오프라인 커머스 에코시스템 구축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보통 기업에서 내부 알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 해 상장할 시, 모회사 가치가 하락하며 주가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한국거래소 역시 알짜 사업을 물적분할한 후 상장하는 사례는 더 면밀히 심사하겠다고 밝혔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 디지털전환에 첨병 역할을 하는 핵심 사업으로 꼽힌다. 이마트에서 물적분할 후 상장하는 것으로 한국거래소가 눈여겨 보는 사례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마트-SSG닷컴의 경우 이미 2018년 물적분할을 마쳐 3년 이상 시간이 흐른 데다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을 지향하고 있어 양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SSG닷컴 기업가치가 10조원 안팎으로 고평가 받는 이유도 신세계그룹이 가진 다양한 오프라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선 SSG닷컴이 상장한 후에도 모회사 이마트를 눈여겨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할인율 50%를 적용하기 전 SSG닷컴 가치를 우선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실제 SSG닷컴 상장은 2019년 3월 법인을 설립 할 때부터 예정된 수순이었다.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들과 5년 후인 2023년 IPO를 조건으로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SSG닷컴이 시기를 앞당겨 IPO 절차에 돌입한 건 회사 및 이커머스 시장 성장세를 보고 현재가 적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SSG닷컴이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위해 오프라인 채널을 적극 활용한다는 점도 이마트 가치 하락을 막는 요인이 된다. 지난해 12월 강희석 SSG닷컴 대표는 “2023년까지 그로서리(신선식품) 카테고리 2배 성장과 비장보기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 3배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SSG닷컴이 주력 상품으로 삼고 있는 식품 카테고리는 이커머스 시장 침투율이 아직 낮은 곳으로 꼽힌다. 쿠팡·컬리등과 경쟁하기 위해선 이마트 역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SSG닷컴은 다른 주요 이커머스 업체와 달리 이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이마트는 기존 점포 내 공간을 SSG닷컴 배송기지 PP(Picking&Packing)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쿠팡 등과 달리 관리 가능한 수준 손익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여기에 SSG닷컴이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하면 오프라인 계열사와 시너지는 더욱 커진다. 이마트 및 이마트 자회사 스타벅스 등이 소비자들을 SSG닷컴으로 ‘록인(Rock-in)’하는 큰 동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마트와 SSG닷컴 전략은 할인점 PP센터 확장을 통해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에 대응한다는 것”이라며 “SSG닷컴 상장에도 온라인 그로서리 시장 성장 수혜는 이마트 몫으로 남아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