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2022년 새해에도 플랫폼을 둘러싼 규제 리스크가 여전히 상존하는 가운데, 업계 대표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 사령탑을 맞이한다. 플랫폼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지만, 이들은 규제 불확실성에 대응해 ‘상생’과 ‘글로벌’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3월 주주종회를 거쳐 새로운 최고경영자(CEO)를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양사 모두 40대 젊은 리더를 등용해, 변화의 물결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한성숙 현 대표 공식 임기가 1년 넘게 남은 가운데, 글로벌 사업 지원 책임자인 최수연 책임리더를 CEO 내정자로 선임하며 경영진 교체를 알렸다. 최수연 내정자는 1981년생으로, 40대 젊은 여성 리더로 업계의 관심을 받았다.
그는 2005년 네이버 입사 후 4년간 커뮤니케이션‧마케팅 조직에서 근무하다 연세대 법학전문대학교 졸업 후 법무법인 율촌에서 변호사로 재직, 하버드 로스쿨을 거쳐 뉴욕주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2019년 글로벌 사업지원 담당 책임리더로 합류 후 네이버 창업주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신임을 받으며 글로벌 사업을 총괄했다.
카카오는 조수용 대표 임기 만료에 따라 카카오페이 류영준 대표를 카카오 공동대표로 내정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여민수‧류영준 대표 체제를 이루게 된다.
류영준 내정자는 1977년생으로, 중소IT기업 개발자로 시작해 삼성SDS를 거쳐 2011년 카카오에 발을 들였다. 카카오톡 내 음성통화 서비스 ‘보이스톡’과 ‘선물하기’ 서비스 기획에 참여했으며, 카카오톡 결제 프로젝트를 제안하기도 했다. 2017년 카카오페이 대표를 지내면서 기업공개(IPO)까지 성공시켰다. 지난해 상장한 카카오페이는 시가총액 20위 내 안착했다.
양사 대표 교체 이전, 사회적으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큰 홍역을 겪었다. 네이버의 경우, 지난해 5월말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경영쇄신 요구가 빗발쳤다.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식 기업 확장 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양사를 겨냥한 지난해 국정감사를 거쳐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하기 위한 정부와 국회 움직임이 본격화됐다. 여기에 더해 올해 대선까지 겹치면서 규제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
이에 양사는 상생을 전면에 내걸고, 내수산업을 벗어나 글로벌로 확장하기 위한 행보에 적극 나선다.
글로벌 사업의 경우, 네이버는 지난 4분기부터 일본에서 ‘마이스마트스토어’ 베타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으며, 오는 3월 공식 출시 예정이다. 일본에서 대표 모바일 메신저로 자리잡은 라인과 시너지를 꾀하면서, 포털 1위 야후재팬과 연계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입점사에게 1년 이상의 판매 수수료를 면제하면서,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5년 후 일본 시장 과반 이상을 점유하겠다는 목표다.
웹툰‧웹소설 등 글로벌 콘텐츠 전략도 강화한다. 북미시장에 네이버웹툰과 왓패드 월간 이용자수는 각 1400만명‧9400만명에 달하며, 왓패드 웹툰 스튜디로르 통해 영상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미 해외 이용자 비중이 90%를 넘어선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도 해외시장 중심 사업 중 하나다. 또, 네이버는 소프트뱅크와 도시 단위 고정밀지도(HD맵) 제작 프로젝트를 일본에서 진행한다.
카카오는 콘텐츠, 블록체인, 게임 등을 필두로 글로벌 사업을 확장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글로벌 통합 거래액을 3년 내 3배 키우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웹툰 플랫폼 ‘픽코마’는 이미 일본 시장 1위 자리에 앉았으며, 카카오재팬은 카카오픽코마로 사명을 변경하고 지난해 9월 유럽법인 설립을 마쳤다. 프랑스를 중심으로 유럽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포부다. 동시에 북미에서는 남성향 웹소설 플랫폼 ‘우시아월드’를 인수했다. 이에 앞서, 카카오는 여성향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웹툰 플랫폼 ‘타파스’까지 확보해 북미시장 지적재산(IP) 밸류체인을 확보했다.
또, 카카오는 지난 8월 클레이튼 글로벌 진출을 위해 싱가포르에 크러스트를 설립했다. 클레이튼은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개발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이다. 아울러, ‘오딘:발할라라이징’ 흥행에 성공한 카카오게임즈는 향후 모든 게임을 국내용이 아닌 글로벌향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양사는 상생 전략에도 집중한다. 네이버는 중소상공인(SME) 중심 커머스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입점 수수료도 없고 정산도 집하 완료 다음날로 빠르다. 상생 전략 ‘프로젝트 꽃’과 ‘분수펀드’도 집행하고 있다. 분수펀드는 3600억원가량에 달한다. 카카오는 5년간 3000억원 규모 상생기금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올해에는 구체화한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 스마트호출 폐지, 꽃‧간식‧샐러드 배달 중개 서비스 철수 등도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