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 전통적인 금융회사들의 플랫폼 금융 혁신 전략은 2022년에는 더욱 역동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디지털데일리>는 12월 06일 ~ 12월 10일까지 5일간 예고돼 있는 [2022년 전망, 금융IT Innovation 버추얼 컨퍼런스]에 앞서 금융권 현황을 조망해본다.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메타버스 열풍이 금융권을 강타했다. 올 초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등으로 대면 회의 등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내부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일부로 사용되던 메타버스가 하반기 들어 대고객 금융서비스 콘텐츠로 자리잡는 것은 물론 메타버스 금융상품 개발까지 빠른 진화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메타버스에 대해 금융사들은 실험적인 성격으로 접근했다. 내부업무 개선 등을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던 금융사들은 현실환경에 가상정보를 추가해 업무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왔다.
그 결과 MZ세대 직원에 대한 소통행사를 우리은행이 진행했으며 하나은행은 가상세계 내에 사내연수원을 구축하고 제페토에서 경영진 회의를 DGB금융지주가 진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가상경제 사업화에 금융사들이 적극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국내 금융그룹들은 합작회사 설립, 지분투자 등을 통해 가상경제 사업에 진출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선 메타버스 내에서의 경제 시스템 진화에 주목하고 있다.
가상환경과 현실과의 경계가 모호해질 경우 현실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가상세계에서도 독자적인 경제활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미 가상환경에서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을 내용으로 하는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이 본격적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여기에 금융권의 경우 현재 현실에서의 지급결제시스템이 가상세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길 바라는 상황이다. MZ세대들의 가상환경 내에서의 경제활동이 이어질 경우 이러한 시장을 놓치지 않는 것이 금융사들로선 숙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KB국민은행은 지난 26일 가상현실(VR)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금융서비스 실험을 위해 ‘KB 메타버스 VR브랜치’ 테스트베드를 구축했다. 이번 KB 메타버스 VR브랜치는 ▲가상공간에 실감 나는 영업점을 구축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반의 UI와 인터렉션을 개발 ▲고객과 직원 아바타를 이용한 일대일 자산상담 기능 등 차별화 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부산은행도 증강현실(AR)기술 연계 BNK AR앱 구축에 나선다. 이번 앱 구축을 통해 부산은행은 금융권 최초 ‘AR 서비스 및 연계 상품’ 개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메타버스에 규제적·기술적 문제점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기술적 문제를 가상증강현실(AR/VR) 기술을 통해 보완하겠다는 전략이다.
자체적인 서비스 외에도 금융사들은 메타버스와 NFT 등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자산에 대한 주도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가상자산수탁업체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과 전략적 지분투자를 하고 NFT 등 수탁서비스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에는 코인플러그와 디커스터디를 설립하고 NFT 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농협은행은 헥슬란트 등 NFT 유관기관과 NFT사업화 발굴 추진에 나섰으며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1월 디지털 자산 관리 기업인 한국디지털에셋(KODA)에 지분투자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금융권에 의미 깊은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가 지난 22일 우리금융지주 지분 최종 낙찰자 5곳 중 한 곳으로 선정돼 지분 1%를 확보했다. 금융사가 가상자산 및 유관업체에 투자하는 일은 비일비재 했지만 이번엔 역으로 가상자산 업체가 금융사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업계에선 기존 금융사가 가상자산업계에 직접 참여하긴 힘들 것으로 전망하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기존 금융거래 질서에 속해있는 금융사와 새로운 금융시장을 형성하려하는 업체 간의 융합이 시작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