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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클로즈업] ‘한국 상륙’ 디즈니·애플, 엇갈린 평가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 기자]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이 뜨겁습니다. 넷플릭스가 독주하던 이곳에 애플TV플러스와 디즈니플러스가 차례로 상륙하면서 말이죠. 약 일주일 차이로 국내에 진출한 두 글로벌 OTT의 진검승부도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는데요. 아직 출시 초기이긴 하지만 벌써부터 평가는 엇갈리는 모습입니다.

글로벌 OTT들의 진입으로 가장 긴장하고 있는 곳은 바로 토종 OTT들이겠죠. 그런데 업계 얘기를 잘 들어보면, 디즈니플러스는 몰라도 애플TV플러스에 대한 견제는 썩 되지 않는 모양입니다. 시장에서도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의 새로운 양강 구도를 기대할 뿐, 애플TV플러스에 대한 평가는 다소 보류하고 있는 듯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일단 디즈니플러스를 생각해보면 누구나 방대한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월트디즈니는 물론 마블, 픽사, 스타워즈, 내셔널지오그래픽, 스타 등 막강한 콘텐츠 라인업을 갖추고 있죠. 역사적인 콘텐츠 맹주답게 디즈니를 사랑하는 수많은 전 세계 팬들을 보유하고 있고요.

그에 반해 애플TV플러스가 선보인 콘텐츠 라인업은 다소 아쉽습니다. 국내 출시일에 맞춰 공개된 첫 한국어 오리지널 ‘닥터 브레인’이나 그 밖에 아시아 지역을 겨냥한 오리지널 콘텐츠들이 있습니다만, 사실 디즈니에 비해 인기 콘텐츠 수는 적습니다. 킬러콘텐츠를 개발하지 못하면 안정적으로 입지를 확보하기 어려울 겁니다.

몇몇 콘텐츠들이 흥행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애플TV플러스가 국내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일단 시청 기기가 아이폰으로 한정돼 있기 때문에 초기 이용자를 모으는 게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폰 사용자가 많은 미국과 달리 국내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의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가 많으니까요.

앱이 아닌 웹으로 접속하면 안드로이드 OS에서도 애플TV플러스를 시청할 수 있긴 한데요. 앱만큼 편리하지는 않기 때문에 앱으로 OTT를 시청하는 데 익숙한 이용자들이 이를 반길지는 모르겠습니다. 셋톱박스 이용도 다소 번거롭습니다. 이미 다른 셋톱박스를 쓰고 있다면 별도의 코드를 받거나 기기를 교체해야 하고요.

아이폰을 중심으로 확고한 애플의 iOS 생태계가 오히려 애플TV플러스의 확장성에는 큰 제약이 될 수 있겠습니다. 사실 애플TV플러스의 최고 강점은 다른 애플 기기와의 편리한 연동성인데, 그 말인 즉 애플 외 기기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굳이 애플TV플러스를 선택할 이유가 적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애플TV플러스도 장점이 있고 디즈니플러스도 단점이 있습니다. 애플TV플러스의 경우 월 구독료 6500원으로 국내 OTT 가운데 가장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고 있죠. 무시 못할 경쟁력입니다. 또한 4K의 초고화질 서비스, 인공지능 ‘시리’를 탑재한 리모컨을 통해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높인 점도 호평받고 있습니다.

콘텐츠 왕국인 디즈니플러스도 주류 콘텐츠가 마블 등 특정 라인업에 쏠려 있어, 여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에겐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서비스 초기 일부 끊김 현상과 한글 자막 누락 등 여러 잡음도 나오는 상황인데요. 디즈니의 브랜드 위상을 감안하면 빠른 개선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권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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