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시장 뒤흔든 애플, 직격탄 맞은 스냅챗
[디지털데일리 임재현기자] 애플 개인정보 보호 정책 변경에 대형 IT 기업 희비가 엇갈렸다. 주요 기업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스냅은 직격탄을 맞고 페이스북은 전망치에 약간 모자란 성적을 받았다. 트위터와 구글은 큰 피해를 피했다.
애플은 지난 4월 iOS 14.5를 업데이트하며 개인정보 정책을 변경했다. 사용자 검색 기록이나 활동 내역 수집 허용 여부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앱추적투명성(ATT)을 새롭게 적용했다. 광고식별자(IDFA) 데이터가 제한돼 맞춤형 광고 제공이 어려워진 것이다.
21일(현지시간) 스냅챗 운영사 스냅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 10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한 것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1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러나 시장 전망치 11억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에반 스피겔 스냅 최고경영자(CEO)는 "어느 정도 사업 차질을 예상했지만, 애플이 정책을 바꾸면서 광고주가 광고 효율을 예측하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며 애플 ATT를 직접 언급했다. 스피겔 CEO는 반도체 등 전 세계적 공급난으로 기업이 마케팅 예산을 줄이고 있는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실적 발표 이후 스냅 주가는 곧바로 23%가량 급락했다.
페이스북 역시 매출액 기준으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다. 매출액 290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지만, 역시 전망치 295억달러보다 낮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매출 증가율 35%은 작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페이스북은 지난 2분기 실적 발표회 때 "규제 및 플랫폼 변화, 특히 애플 ATT가 2분기에 비해 3분기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수익원인 광고 사업 부진을 예측했다. 4분기 역시 광고 수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위터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한 12억8400만달러 매출을 올렸다. 앞선 두 기업과 달리, 시장 전망치와도 부합한 결과를 받았다. 광고 사업 면에서도 광고 노출 이용자 수 2억1100만명, 광고 매출 11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각각 13%, 41% 늘어났다. 트위터는 "아직 애플 ATT 영향을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3분기 수익에 미친 영향은 예상보다 낮았다"며 "트위터와 계약한 광고주의 표적 광고 의존도가 낮은 편인 덕분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구글은 14년 만에 매출 최고치를 달성했다. 전년 대비 41% 증가한 651억1800만달러(한화 약 76조2206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531억3000만달러(약 62조1940억원)에 달하는 광고 매출이 이를 견인했다. 유튜브 광고 매출만이 72억달러(약 8조4298억원)로 시장 전망치 74억달러에 미치지 못했을 뿐이다. 루스 포랏 알파벳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애플 정책 변화가 유튜브에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실적 호조 일등 공신은 안드로이드 자체 생태계였다. 안드로이드나 PC 사용자를 통한 광고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다른 기업과 비교해 애플 의존성이 낮아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것이다. 더불어 광고 수익에서는 반사이익도 누렸다. WSJ는 “애플 ATT로 광고 효율 측정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기업이 구글로 광고를 옮겼다”고 전했다.
한편 애플 자체 광고사업 서치애드(Search Ads)는 변경된 애플 정책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매체 파이낸셜타임즈(Financial Times)에 따르면 서치애드를 통한 앱 다운로드 점유율이 작년 17%에서 올해 58%로 급증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애플 서치애드가 올해 매출 50억달러를 기록하고, 향후 3년 안에 200억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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