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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전문몰 ‘성장가도’...불붙은 IT개발자 영입 경쟁

이안나
- 취향 기반 추천부터 판매자 정산·물류까지 개발 인력 중요도 확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패션업계는 전반적으로 침체됐지만 플랫폼 업체들 상황은 다르다. 빠른배송·무상환불 등으로 고객들을 모으면서 패션 비수기에도 두자릿수 거래액 성장률을 보인다. 성수기를 맞아 늘어나는 입점업체 및 고객 편의성을 위해 개발자 유치 경쟁에도 한창이다.

7일 에이블리에 따르면 패션 비수기인 지난 7~8월 입점 쇼핑몰 거래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7% 증가했다. 상반기 브랜드·개인마켓 등을 모두 합친 전체 거래액도 전년동기대비 약 73% 증가했다. 에이블리는 사업 확장 및 가파른 성장 속도에 맞춰 리더급 엔지니어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번 정보기술(IT) 인력 채용분야는 ▲백엔드(BE) ▲프론트엔드(FE) ▲iOS ▲안드로이드 ▲머신러닝 엔지니어 5개 분야다. 입사자에겐 업계 최고 수준 연봉에 더해 사이닝보너스 1억원을 일시 지급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이외에도 ▲최신식 오피스 및 장비 ▲제한 없는 식대 ▲교육비 및 도서 지원 등을 지원한다. IT·게임업계 사이 파격 혜택을 제시하며 벌어지던 개발자 영입 경쟁이 패션 플랫폼으로도 번지는 양상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IT 플랫폼으로써 다양한 서비스들을 구현해 나가기 위해선 개발 인력이 굉장히 중요해 영입에도 적극 투자하게 됐다”며 “현재 개발자 비중은 전체 구성원(200명) 중 20% 수준이지만 이번 채용 중심으로 조직 규모를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지그재그 7500억원, 에이블리 3800억원, W컨셉 3000억원, 브랜디 3000억원 순이다. 무신사를 제외하곤 모두 여성 패션 중심으로 급성장했다. 올해 무신사는 패션정보 커뮤니티 스타일쉐어와 셀렉트숍 29CM를 인수했다. 이들 합산 거래액은 3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카카오스타일(지그재그)·브랜디·W컨셉 등 경쟁업체들도 모두 올해 거래액을 순조롭게 늘리고 있다. 지그재그는 지난 6월에만 거래액 900억을 돌파, 올 한 해 거래액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한다. 에이블리와 W컨셉 올 상반기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73%, 35% 증가했다.

브랜디는 단기간 전체 임직원 수 대비 개발자 비중을 가장 빠르게 높이고 있다. 현재 전체 임직원 386여명 중 개발자가 148명으로 약 40%를 차지한다. 지난해 초만 해도 개발자 수는 35명에 불과했지만 1년 새 320%가 증가한 것. 회사는 신사업 준비를 위해 올해까지 200명 개발 인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개발자 대규모 채용을 위해 지난해 3억3300만원 규모 상금을 내건 온라인 코딩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지원자 수는 총 2300여명에 달할 만큼 인기를 끌었다는 설명이다. 특히 비전공 신입 개발자 양성을 위한 전담팀을 운영해 '성장'을 원하는 개발자들 주목을 끌고 있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전체 300여명 임직원 중 절반 정도가 개발 관련 인력이다. 회사는 올해까지 전직군에 걸쳐 200명 규모 경력사원 채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5월엔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한 개발·데이터·PO직군에 한해 이력서와 포트폴리오 없이 빠르고 간편 지원할 수 있는 ‘Z간편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 바 있다. 하반기 인재 집중 채용을 위해 또 다른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SSG닷컴이 지난 4월 인수한 W컨셉도 클라우드 시스템엔지니어·인프라 엔지니어 등 IT 경력 인재를 채용 중이다.

패션 플랫폼은 인공지능(AI) 기반 개인화 추천 기능을 비롯해 정산·물류 등 모든 과정에서 개발적인 요소를 필요로 한다. 사용자 편의성 뿐 아니라 입점업체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서도 개발 인력 확보가 중요한 셈이다. 다만 높은 연봉 등을 제시하며 대규모 채용을 하다 보니 이제 막 성장하는 스타트업인데 비해 장기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자 영입을 위한 조건이 상향평준화 되어있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기준을 비슷하게 맞춰가야지만 개발자들도 이쪽 분야에 지원 여부를 고려하게 된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계속 브랜드를 확장하고 그 안에서 뷰티·라이프로 넓히고 있다 보니 필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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