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슬아 컬리 대표는 30일 KDB산업은행 신생기업 투자 연결장 ‘넥스트 라운드’ 500회 기념행사 기조연설자로 나서 이같이 전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컬리가 운영하는 온라인 장보기 애플리케이션(앱) 마켓컬리는 올해 연간 거래액 2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 지난해 거래액 1조원 달성 이후 1년만에 2배 넘게 성장하며 성장대로를 걷고 있는 셈이다. 올해 9월엔 일 주문금액이 8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2015년 5월 온라인 새벽배송 서비스를 개시, 설립 이후 만 6년간 거래액은 연평균 3배 성장했다”고 했다.
마켓컬리를 이용하는 월 구매 고객 수(12월 기준)는 2017년 6만5000명에서 지난해 100만명 수준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50만명 이상 고객이 신규 유입돼 월 구매고객 수는 150만명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문 1건당 평균 주문금액은 2017년 4만8000원에서 연평균 약 5% 성장을 거듭해 올해 5만7000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 대표는 “올해 김포 물류센터를 가동하며 생산성이 25% 향상됐고 물류 속도도 빨라졌다”며 “물류 자동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긴 했지만 이를 많이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마켓컬리 상품은 전반적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를 의식한 듯 이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기존 유통은 비효율적인 과정까지 고객이 가격으로 지불했던 것이고 (그 과정을 줄이면) 충분히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마켓컬리가 단순히 ‘밤에 주문하면 아침에 가져다주는 기업’이 아니라 어떤 물건이 어떻게 흘러야 가치가 있는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라고 강조했다. 마켓컬리는 고객 데이터 기반으로 특정 상품 주문이 하루에 얼마나 들어올지 예측하고, 농산품 등 상품 생산자에 직접 연락해 필요한 만큼을 발주한다. 이를 100% 직매입함으로써 유통과정 품질 손실 부담을 눈에 띄게 낮췄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컬리는 품질을 희생하지 않고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도록 혁신을 하겠다는 데서 시작했다”며 컬리 상품 가격이 마트와 비교해도 경쟁력 있다고 덧붙였다.
마켓컬리는 외부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면서 제2물류센터를 오픈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엔 2254억원 규모 시리즈F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누적 투자금액은 65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김 대표는 한국에서 유통 스타트업이 의미 있는 성장을 하기엔 매우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유통기업에 선제 투자를 하면 훨씬 더 많은 과실이 생태계 전반에 뿌려질 수 있는데 그 죽음의 계곡을 넘어가지 못해 엎어지는 회사가 정말 많다”며 “유통업자가 무너지면 많은 고용이 창출될 수 있는 기회가 물거품이 돼버린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마켓컬리 시리즈 C·D 투자에서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해준 곳이 국외 자본이었다는 점”이라며 “신생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 성장했을 때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어마어마한데 국내 자본이 많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