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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정 맞나요?”...온라인 명품시장 활황에 ‘정품인증’도 경쟁력

이안나

- 검증기관 협업부터 NFT 활용…전문몰 사이 소송전까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명품 가품 사이트가 너무 판치고 있는데 누구나 아는 파정 사이트 좀 알려주세요.”

최근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파정(파워정품)’을 확인하는 글들이 무수히 올라온다. 파워정품은 100% 신뢰할 수 있는 정품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쓰이는 단어다. 백화점 등 검증된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명품을 구매했던 과거와 달리 다양한 온라인 채널로도 가능해지면서 정품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9일 e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정품 신뢰도가 새로운 경쟁력이 됐다. 해외여행길이 막힌데다 MZ세대가 명품 시장 큰손으로 급부상하면서 시장 성장 속도는 더 가파라질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1조5957억원이다. 이는 2019년에 비해 11%, 2017년에 비해서는 26.2% 늘어난 수치다.

다만 온라인 명품시장이 성장하면서 위조품 논란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온라인 위조상품 신고 건수는 1만6000여건으로 전년(6661건)대비 150% 이상 증가했다. 특히 병행상품은 상품 이력 추적 및 해당 상품 진위여부 확인이 어려워 피해 사례도 많고 보상 받는 것이 쉽지 않다.

명품 ‘정품 인증’엔 신세계·롯데 등 전통 유통강자들이 적극적인 모습이다. 오랜 기간 백화점 및 면세점을 통해 관련 업체들과 협업하고 신뢰를 쌓아온 만큼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롯데온에서도 명품을 주력 카테고리로 삼고 있다.

롯데온은 병행수입자가 판매하는 명품 신뢰도 강화를 위해 ‘트러스트온’ 프로그램을 도입했다.유통 흐름상 검증과 상품 자체 검증 두 절차를 동시 진행한다. 판매자는 정품 증명 서류를 제시한 후 본인 상품에 트러스트온 인증을 붙여 판매한다. 이 상품들에 대한 피해 신고가 접수될 경우 한국명품감정원 등 외부 기관과 연계해 상품 검수를 진행한다. 위조상품 피해가 확인되면 해당 판매자가 구매 금액 2배를 보상한다.

SSG닷컴도 지난달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기술을 활용해 명품 디지털 보증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SSG개런티’ 디지털 보증서는 고객이 구매한 명품이 정품임을 인증하는 일종의 품질 보증서다. 상품 정보와 구매 이력, 보증 기간, 보안 정보 등 내용이 담긴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한 번 생성된 보증서는 복제 또는 위·변조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었다. SSG개런티 상품이 가품 판정을 받을 시 구매 금액 200%를 보상하는 ‘가품 보상제’도 실시한다.

모바일 쇼핑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업체 SK스토아도 명품 카테고리를 강화하며 신뢰도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 대비 저렴한 가격으로도 명품을 믿고 살 수 있도록 지난 4월 수입명품 전문 감정 기관 라올스와 손잡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SK스토아몰에서 제품을 구입하면 라올스 전문 위원들이 고객 상품을 검증하고 보증서·개런티 카드를 동봉해 배송한다. 주로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명품은 병행수입 업체 검증을 위해 일부 상품만 샘플링해 검증하는데 그쳤다. SK스토아는 고객이 구매한 제품을 감정한다는 데 차이가 있다.

한편 머스트잇과 발란, 트렌비, 캐치패션 등 명품 전문 쇼핑몰도 정품만을 판매하는 회사라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강조하고 있다. 정품 인증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캐치패션 운영사 스마일벤처스는 경쟁사들 대상으로 제품 및 정보 확보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고발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품에 대한 신뢰가 플랫폼사들 사이에서도 예민하고 중요하단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정품 여부에 대한 신뢰도가 쇼핑 플랫폼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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