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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찍먹] 中 '히어로즈 테일즈', 이상한 번역체에도 '루키'로 급부상

왕진화
-말 중간 혹은 말미에 'ㅡㅡ' 붙고 조사 틀린 문장에 성우 말투까지 '총체적 난국'
-그럼에도 국내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게임 10위권 안착…TOP5 넘보기까지


[디지털데일리 왕진화기자] 중국 모바일 게임의 공세가 꺾일 듯 꺾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5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7 모바일 게임즈의 '히어로즈 테일즈'는 이날 오전 기준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15위, 롤플레잉(RPG) 부문 인기 앱/게임 3위, 최고 매출 7위를 기록 중이다.

지난 13일 기준으로는 구글플레이 인기게임 7위까지 오르며 역주행하는 모습을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월 1일 정식 서비스를 오픈한 히어로즈 테일즈는 8월에 본격 접어들면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 매출 TOP 5 진입을 넘보는 중이다.

특히 히어로즈 테일즈는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구글플레이에서 매출 6위를 찍으며 미호요 '원신', 4399코리아 '기적의 검', 릴리스 게임즈 '라이즈 오브 킹덤즈'와 어깨를 나란히 해 주목 받은 바 있다.

히어로즈 테일즈를 '찍먹'해보기 전, 게임사에 대한 정보가 유난히 적어 탐색해봤다. 먼저 게임을 배급, 서비스하는 곳은 37 모바일 게임즈로, 중국 내 '글로벌 퍼블리싱 회사'다. 히어로즈 테일즈는 다른 외산 게임들과 함께 국내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히어로즈 테일즈의 장르는 판타지 어드벤처 MMOARPG다. MMO는 대규모, ARPG는 액션 역할수행게임(RPG)을 뜻한다.

이 게임은 광고와 캐릭터 육성 등에서 '기적의 검' 등 타 중국 게임과 비슷한 면모를 보여준다. 먼저 다운로드 후 신서버에서 캐릭터를 생성할 경우 행운의 상자 200연뽑 증정을 한다는 내용이 눈에 띈다. '연뽑'이라는 데에서 유사성이 느껴진다.

또, 기적의 검 등은 방치형 플레이를 주요 장점으로 꼽는다. 캐릭터에 크게 집중할 필요 없이 자동 육성 식이다. 히어로즈 테일즈도, 여태 '찍먹'해봤던 중국 게임과 마찬가지로 캐릭터 육성 시 '자동'을 눌러두면 알아서 방치형으로 성장하는 식이다.

히어로즈 테일즈에서 고를 수 있는 캐릭터는 총 5개였다. 레인저, 마법사, 성기사, 성직자, 암살자 등이다. 먼저 레인저는 원거리 공격이 뛰어나며, 주 무기로는 활을 사용한다. 강력한 화살을 통해 목표를 정확히 맞춰 피해를 입힌다.

마법사는 지팡이를 사용해 마법을 쓰며, 마법공격으로 몬스터 등에 지속 피해를 준다. 성기사는 검과 방패를 쓰며 전투 기술에 능하다. 탱커 역할을 맡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성직자는 보조 치료가 직업 특성으로, 팀전에서는 꼭 필요한 존재다. 1인(솔로) 플레이에서는 공격적이지 못해 육성이 까다로울 수 있다. 암살자는 비수와 도검을 사용하며, 잠임과 기습에 능하다. 그럼에도 조작 난이도는 어렵지 않은 편이다.

히어로즈 테일즈는 속성이 다양한 펫들을 캐릭터에 자유롭게 매칭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연효과를 활성화할 수 있고, 캐릭터의 전투력을 올릴 수 있다. 직접 전투에 협조하도록 할 수도 있다.

다채로운 스킬들을 통해 캐릭터 육성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또, 던전 처치(통과)로 스킬 포인트를 획득해 직업 스킬을 배워나가며 2차 전직도 가능하다. 길드에 가입해 월드 보스에도 도전할 수 있다. 다른 RPG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콘텐츠들이 가득하다.

카카오게임즈 '오딘: 발할라 라이징'의 서버 수는 15일 기준 총 63개인데, 해당 게임은 서버 수가 72개다. 서버 수로만 놓고 보면, 생각보다 많은 국내 이용자들이 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기자는 이용자들이 해당 게임에 빠진 이유에 대해 캐릭터 육성이 유난히 쉽고 빠르게 이뤄져서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다만 게임을 실제로 몇 시간 해본 결과, 이 게임이 국내에서 이렇게 호성적을 거두고 있는 지에 대해 점점 의구심이 들었다. '시대를 역행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중국 게임으로, 미숙한 면모가 곳곳에서 돋보였다.

특히 게임의 몰입도를 망치는 구간이 여러 곳 있었다. 대표적으로는 이상한 번역체를 꼽을 수 있다. 말 끝마다 'ㅡㅡ'라는 이모티콘 모음이 들어가는데, "어휴ㅡㅡ" "맞아ㅡㅡ" 등 너무나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그렇다면 성우의 연기 톤은 무사할까? 아니다. 중국어 특유의 발음이 곳곳에 들린다. 중국어 단어 중에는 '-er' 발음이 꽤 많은 편인데, 우리나라 자음인 'ㄹ' 발음보다 영어 'r' 발음에 더 가깝다. 때문에 성우가 한국어 대사를 구사하는 데도 불구하고, 영어와 중국어 그 어디쯤으로 들리는 발음으로 몰입을 매우 방해한다.

또, 개인정보처리약관을 살펴보면 게임 상에서는 '바나나게임스코리아 유한회사'가 주어로 시작된다. 그러나 공식 카페에서 개인정보처리약관을 살펴보면 37 모바일 게임즈가 주어로,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게임상품 및 이에 부수된 제반 서비스 이용과 관련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타 중국 모바일게임과 달리, 네이버 검색 상에서도 게임에 대한 미니 프로필이 제공되지 않고 있다. 어느 회사가 배급하고, 어느 회사가 서비스 하고 있는지에 대한 간략한 정보를 알기 쉽지 않다는 점, 공식 카페에 기댈 수 밖에 없다는 점도 게임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밖에 없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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