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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홈쇼핑 ‘PB상품’이 많아진 이유는

이안나
- 상품 차별화·마진률 극대화 전략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요즘 홈쇼핑 업계는 TV·모바일을 통한 각각 다른 수요층을 모두 잡기 위해 분주한 모습입니다. 모바일 쇼핑이 소비자들의 주된 활동지가 되면서 홈쇼핑업체들도 무게중심을 TV에서 모바일로 옮기는 작업이 한창인데요. 모바일 사업 강화를 위해 라이브커머스나 맞춤형 상품 제안 등 기술을 고도화하면서도 TV판매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중장년층 중심으로 매니아층, 즉 고정수요가 확실하니까요.

채널을 바꾸는 순간 시청자들을 붙잡는 ‘재핑’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눈길 끌 만한 소재를 내세워야 합니다. 홈쇼핑 업체들이 자체상품(PB)을 출시하는 이유도 이와 연관됩니다. 홈쇼핑업체는 TV홈쇼핑 7개와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10개를 합쳐 총 17개입니다.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리는 중 ‘차별화’ 된 모습을 보여주려면 우선 상품 자체가 특별해야겠죠. “우리 채널에서만 파는 단독상품”을 내세우려 PB상품을 확대하는 겁니다. 특정 업체를 선호하는 충성 고객층을 만들 수도 있죠.

과거엔 홈쇼핑 PB상품은 패션 브랜드에 치중해 있었지만 점차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건 중장년층을 겨냥한 건강기능식품입니다. GS·CJ·롯데·NS 등 주요 홈쇼핑사들이 모두 자체 ‘건기식’ 브랜드를 갖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뷰티·잡화·화장품도 많고요. 현대홈쇼핑은 냄비 세트와 무선 믹서기 등 주방용품·라이프스타일PB를 선보이기도 했고 NS홈쇼핑도 식품PB를 최근 출시했습니다.

홈쇼핑 PB상품은 모바일보다 TV채널에 더 집중해서 판매하는 경향이 많다고 합니다. TV홈쇼핑은 한 번 방송을 했을 때 취급액이 억 단위를 넘어갈 때가 많은데요. 그러다보니 상품 재고도 대량으로 준비합니다. PB상품은 홈쇼핑이 전략을 짜고 재고 부담까지 떠안아야 하니 많이 팔릴 수 있는 채널을 이용하는 겁니다.

특히 홈쇼핑업체들은 유료방송사들이 요구하는 높은 송출수수료로 부담을 느끼고 있습니다. 주요 홈쇼핑 방송편성 중 70% 정도가 중소기업 제품인데요. 중소기업들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 역시 정부 눈치가 보여 과도하게 올릴 수 없는 상황입니다. PB상품은 재고부담은 있지만 잘 팔린다면 협력업체 물건을 팔 때보다 마진률이 높을 수밖에 없겠죠. 즉 PB상품 확대는 차별화된 콘텐츠뿐 아니라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습니다.

홈쇼핑업체들이 PB제품을 만들 때도 다른 중소기업들과 협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자들이 이름이 생소해 구매를 망설일 수 있는 제품을 홈쇼핑업체 이름으로 판매할 수 있죠. 다만 우려되는 지점도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중소기업들이 자체 브랜드를 키워 성장하는 덴 한계가 있죠. 홈쇼핑은 ‘중소기업 등용문’이라고도 불리는데요. 홈쇼핑에서 홍보와 판매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어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강소기업들이 자체 브랜드 구축보다 빠르고 안전한 PB제품 출시에 목맸다면 중장년층 인기 브랜드인 한경희 생활과학, 자이글, 해피콜 등이 탄생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이안나 기자 블로그=슬기로운 소비생활]
이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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