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터리 R&D 전초기지 강화·전문 인력 육성·밸류체인 강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1위 탈환을 위한 청사진을 그렸다. 본사가 있는 한국을 배터리 기술과 인재 허브로 구축하는 것이 골자다. 오는 2030년까지 15조원 이상을 투입한다.

8일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은 이날 충북 오창 2공장 부지에서 열린 ‘K-배터리 발전 전략 보고대회’에서 국내 투자 전략을 발표했다.

김 사장은 “LG는 1999년 국내 최초로 리튬이온배터리 양산을 시작했다. 2009년 세계 최초로 현대차와 협력해 배터리를 자동차에 적용한 이후 전 세계 주요 완성차업체로 고객사를 확대했다”며 “특허 2만4000여건을 보유했고 점유율과 생산능력 등에서 1위를 기록하면서 LG의 기술력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LG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배터리 수주잔고는 180조원을 돌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향후 배터리 주도권을 잡기 위해 3가지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국내 배터리 연구개발(R&D) 및 생산 기술 삼각허브 구축 ▲LG IBT(Institute of Battery Tech) 설립을 통한 배터리 전문인력 육성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 협력을 통한 밸류체인 강화 등이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은 향후 10년 동안 R&D분야 9조7000억원을 포함해 총15조1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할 것”이라며 “자국 내 8000여개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삼각 허브는 오창 대전 수도권으로 꼽힌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은 오창 2공장을 스마트 팩토리 전초기지로 육성할 방침이다. 2023년까지 37만7000제곱미터(㎡) 부지에 차세대 제품 개발을 위한 파일럿 설비와 스마트형 공장 차세대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곳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해외 생산기지에 전파한다.

오창 1공장은 연간 17기가와트시(GWh)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인력은 6700여명으로 자동차전지 에너지저장장치(ESS)전지 소형전지 등을 생산하고 있다. 이곳은 국내 수주 물량 생산과 전체적인 글로벌 물량 조절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1979년 설립된 대전 R&D 캠퍼스는 고용량 사원계 양극재와 고용량 실리콘계 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 및 미래형 공정 혁신을 통한 제품의 차별화를 이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대전에 2023년 말까지 연구동도 추가로 건설할 계획이다.

마곡·과천 등 수도권 연구소는 리튬황·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전지 연구개발에 집중한다. 신사업 인큐베이션·오픈이노베이션 거점으로 활용해 스타트업과의 협업 공간도 제공할 예정이다.

오창 2공장에는 차세대 배터리 전문인력 조기 육성을 위한 LG IBT가 마련된다. 전 세계 배터리 업체 중 전문교육기관을 신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 IBT는 최대 400명 수용 가능한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1만9500㎡ 규모로 지어진다. 2023년 1월 준공을 목표로 올해 11월 착공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IBT 파일럿 과정을 시작한 바 있다.

배터리 밸류체인에는 강화에는 국내 소부장업체와 공동 개발 및 품질개선 활동 등 협력을 확대하는 것이 메인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국내 소부장 업체와 지속 협력해 왔으며 이를 통해 최근 3년간 국산화 비율을 소재 43% 부품 72% 장비 87%까지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업계 전반의 질적 역량 강화를 위해 2019년부터 협력사 교육 프로그램 ‘동반 성장 아카데미’도 운영하고 있다. 이는 협력사 경쟁력 강화 및 인력 육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김 사장은 “현재 에너지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고 전례 없이 급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의 오늘은 미래 먹거리 주도권의 향방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로에 놓여있다”며 “그동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도하여 K-배터리가 글로벌 1위 위상을 지킬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혁신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