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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LG폰 점유율 쟁탈전, 스마트폰 업계 ‘온도차’…왜? [IT클로즈업]

윤상호
- 애플 트레이드 인 ‘확대’ vs 안드로이드 진영 ‘관망’
- 북미, 통신사 유통 주도…제조사 보다 통신사 전략 점유율 좌우
- 레노버, 美 모토로라 인수 불구 점유율 확대 실패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종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제품 생산은 5월 중단했다. LG전자 스마트폰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에서 가장 적극적인 곳은 애플이다. 화웨이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화웨이 스마트폰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LG전자를 포함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이용하는 업체 전부가 각축을 벌였다. LG전자와 화웨이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6일 애플은 북미에서 실시하고 있는 ‘애플 트레이드 인(중고폰 보상판매)’ 대상 제품에 LG전자 스마트폰 4종을 포함했다. 애플이 LG전자 제품을 프로그램에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와 구글 스마트폰만 보상판매를 실시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작년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총 2860만대다. 같은 기간 북미 판매량은 1700만대다. 5대 중 3대를 북미에 공급했다. 작년 LG전자 세계 점유율 2.2%에 불과했지만 북미 점유율은 13.2%에 달했다. 북미 LG전자 점유율은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3위다.

LG전자는 당초 스마트폰 사업 중단보다 매각을 추진했다. 세계 점유율은 미미했지만 북미 판매량이 나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미는 국내와 마찬가지로 스마트폰 유통이 통신사 중심으로 이뤄진다. 1차 고객이 통신사라는 뜻. 대부분 소비자는 제조사가 파는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것이 아니다. 통신사가 파는 스마트폰을 구매한다. 통신사 정책에 따라 변동이 크다. 신규 사업자 진입이 제한적이다. 제조사가 시장을 뚫으려면 통신사와 관계 설정이 우선이다. 북미 진입 시도 기업에 스마트폰 사업을 넘기려던 것이 LG전자 전략이다.

하지만 결과는 사업 중단. 매각 협상은 쉽지 않았다. 인수 추진 업체는 북미 LG전자 점유율을 흡수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 인수와 LG전자 북미 스마트폰 영업망 인수는 다르다. 모토로라 사례가 발목을 잡았다.

모토로라는 원래 미국 휴대폰 제조사다. 2006년까지 세계 휴대폰 2위 2007년까지 북미 휴대폰 1위를 기록했다. 애플과 스마트폰 부상이 모토로라의 운명을 바꿨다.

2012년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했다. 구글의 레퍼런스폰 개발 모태가 됐다. 2014년 모토로라는 레노버로 넘어갔다. 레노버는 모토로라는 북미 스마트폰 진입 교두보로 삼았다. 모토로라 지적재산권(IP)은 구글이 유지 보유했다. ▲IP사용권 ▲브랜드 ▲생산설비 ▲인력을 가져갔다. LG전자 매각 방식과 같다.

레노버는 IBM을 인수해 세계 PC 선두가 됐던 터다. 중국 브랜드 이미지도 희석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PC와 달랐다. 앞서 언급했던 이유 탓이다. 북미 모토로라 점유율은 작년 기준 6.5%다. 통신사의 삼성전자와 애플을 견제하기 위한 카드 정도로만 명맥을 유지했다.

경쟁사 북미 시장 대응 차이도 여기서 출발이다. 화웨이 때와는 다르다. 화웨이 강세 시장은 통신사보다 자급제가 강한 곳이다. 제품 경쟁력과 제조사 마케팅 능력이 승부를 갈랐다. 중국 유럽 등이 전쟁터가 됐다. 대부분 제조사가 참전했다. 투입 자원대로 점유율을 나눠 가졌다.

북미는 ▲삼성전자 ▲애플 ▲LG전자 ▲레노버-모토로라 ▲TCL-알카텔 ▲BLU ▲구글이 작년 기준 1% 이상 점유율을 확보한 업체는 7개다.

자급제로 의미 있는 성적을 내고 있는 업체는 애플 뿐이다. 애플은 북미 선두다. 애플은 트레이드 인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 중이다. 통신사보다 자체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는 통신사와 전략적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점유율 2위다. 삼성전자도 트레이드 인이 있지만 제품 출시 직후만 실시한다. 북미 통신사 자체 트레이드 인과 충돌치 않는 범위 안에서다. 작년 기준 애플 삼성전자 LG전자 북미 점유율은 79.9%다. 다른 업체의 경우 도전이 사실상 무의미하다.

한편 애플의 시도가 애플 선두 굳히기로 작용할지 애플 삼성전자 과점체제 강화로 흘러갈지는 미지수다.

북미 통신사 태도에 달렸다. 통신사는 딜레마에 빠졌다. 애플도 삼성전자도 탐탁지 않다. 애플이 독식할 경우 통신사 중심 유통망 붕괴가 우려된다.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삼성전자로 쏠릴 경우 협상력 약화가 걱정된다. 삼성전자가 애플처럼 목소리를 키우면 통제력이 줄어든다. 다른 업체를 육성하자니 선택지가 적다. 삼성전자 애플을 빼면 경쟁력이 있는 곳은 중국 제조사다. 미중 관계 역풍을 맞을 수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 경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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