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차 업체, 배터리 내재화 가격 협상력↑ - 중국 업체, 정부 지원 업고 세계 선두권 부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자동차 제조사가 자체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생산능력(캐파)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배터리 업체 성장 속도도 만만치 않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포르쉐와 볼보가 이달 각각 EV 합작사 설립을 발표했다.
포르쉐는 독일 커스텀셀과 합작사 셀포스그룹을 설립했다. 볼보는 스웨덴 노스볼트와 생산법인을 만들기로 했다. 셀포스그룹은 2024년부터 배터리를 양산할 계획이다. 연간 100메가와트시(MWh)가 목표다. 볼보와 노스볼트 합작사는 2026년부터 배터리를 공급한다. 연간 50기가와트시(GWh) 규모다. 볼보와 노스볼트는 공동연구개발(R&D)도 할 계획이다.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얼티엄셀즈를 출범했다. 얼티엄셀즈는 2022년 제1공장이 배터리를 출하한다. 연간 35GWh 규모다. 제2공장 부지선정을 마쳤다. 2023년 가동 목표다. 제1공장과 같은 규모다. 포드는 SK이노베이션과 손을 잡았다. 블루오벌SK를 만들기로했다. 60GWh 규모 공장을 2020년대 중반 운영을 시작할 계획이다.
폭스바겐과 테슬라는 자체 배터리 공장을 갖기로 했다. BWM는 연구개발(R&D)용 생산라인을 2022년 가동할 방침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는 세계 선두로 부상했다.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EV 배터리 공급 1위는 중국 CATL이다. 21.4GWh를 출고했다. CATL 점유율은 32.5%다. 이 기간 팔린 EV 3대 중 1대는 CATL 배터리를 내장했다. 같은 기간 국내 배터리 3사 납품량은 ▲LG에너지솔루션 14.2GWh ▲삼성SDI 3.5GWh ▲SK이노베이션 3.4GWh다. 3사를 합산해도 CATL에 미치지 못한다. BYD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을 제쳤다. 4.5GWh를 공급했다.
중국 업체 강점은 중국 정부다. 중국 정부는 중국 내 판매 EV에 중국산 배터리 탑재를 우대하는 등 중국 배터리 업체 버팀목 역할을 했다.
자동차 제조사 배터리 내재화는 배터리 업체 가격 협상력 약화 요인이다. EV 배터리 시장이 성장 중인 지금은 문제가 없지만 성숙 단계에 접어들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중국 업체 확장도 비슷하다. 중국 업체는 그동안 대부분 산업에서 정부 지원과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을 평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조단위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실을 제대로 누리기 전에 무한 경쟁에 내몰릴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2020년대 중반까지는 수요가 공급을 앞선다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에 이 시간 동안 기술 격차 등 차별화를 얼마나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도 보다 전향적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