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산재에 불매운동까지...잘나가던 쿠팡, 잇단 악재에 ‘제동’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올해 미국 상장 후 물류센터 투자 등으로 급성장하던 쿠팡이 연이은 악재를 겪으며 제동에 걸렸다. 물류센터 화재를 시작으로 근로자 처우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쿠팡이츠의 안일한 대처가 점주를 보호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쿠팡은 공식 사과 및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소비자·판매자 모두에게 퍼지는 부정적 여론을 쉽게 잠재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22일 쿠팡에 따르면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인근 지역 주민들을 위해 주민피해지원센터를 개설한다. 이를 통해 이번 화재로 인해 농가 피해나 의료비, 자산 훼손을 입었을 경우 보상을 실시한다. 또 쿠팡 모든 물류센터와 사업장 대상으로 특별 점검을 진행해 개선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는 쿠팡이 이번 화재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 핵심 경쟁력인 로켓배송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인 데다 안전관리 및 근로자 근무환경에 대한 문제가 지속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화재로 쿠팡 직원들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되지 않았고 노동자들의 신고요청도 묵살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최근까지 쿠팡은 전북·경남·충북·부산 등 전국구로 물류센터 건립과 지역 일자리 창출 계획을 발표해왔다. 그러나 화재로 인해 그간 문제가 됐던 쿠팡의 열악한 노동 환경과 기업윤리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특히 쿠팡 물류센터에서 직원들의 휴대폰 반입을 금지하는 쿠팡 정책이 화재를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지부는 지난 18일 “화재 위험이 큰 전기장치에 대한 문제는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계속 지적해왔던 부분”이라며 “평소에도 정전 등 크고 작은 문제가 빈번하게 일어나지만 쿠팡의 근본적 대책이 마련되거나 실행된 적은 없다”고 비판했다. 이 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쿠팡 물류센터에서 사망한 노동자는 모두 9명에 달한다.
잇따른 근로자 사망 사고에 이어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소방관이 순직하면서 소비자들의 반발 심리가 커지고 쿠팡 불매 및 탈퇴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했다. 업계에 따르면 1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심으로 ‘쿠팡탈퇴’ 해시태그(#)를 단 글만 17만 여건이 올라왔다.
불매 운동이 빠르게 번진 중심엔 화재가 발생한 날 발표한 김범석 의장의 한국 이사회 의장 및 등기이사직 사임과 관련 있다. 쿠팡은 화재 발생 전인 5월 이미 결정됐던 사안이라고 해명했지만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처벌을 피할 수 있게 되면서 소비자들은 쿠팡의 책임감을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쿠팡이츠가 ‘갑질’ 이용자로부터 점주를 보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점주들을 포함한 판매자들 사이에서도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새우튀김 1개 환불 등 무리한 요구와 악의적 리뷰로 스트레스를 받던 점주가 뇌출혈로 사망한 가운데 쿠팡이츠가 별다른 중재 없이 단순 내용 전달로 적절한 지원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산시기 및 아이템위너 등으로 그간 쌓여온 판매자들의 불만이 함께 퍼지는 모양새다.
쿠팡이츠는 “앞으로 고객상담을 비롯해 서비스 전반을 점검하고 고객과 점주 여러분 모두 안심하고 좋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재발방지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점주들을 위한 전담조직 신설 및 저담 상담사를 배치하고 악성 리뷰 신고 절차도 개선하겠다는 설명이다.
다만 악성 후기가 달려도 점주가 대응할 수단이 없다는 지적이 이전부터 나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뒤늦은 대응책 마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한편 쿠팡 물류센터 화재 사건을 계기로 업계 전반적으로 경각심을 키우고 안전점검 관리 및 근무환경 개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 화재가 발생한 이후 정부 쪽에서 업계 전반적으로 안전점검 조사를 하고 있어 기준에 안 맞는 요인이 나오지 않도록 경각심을 갖고 관리하고 있다”며 “물류센터 특성상 일용직 근로자들을 많이 고용할 수밖에 없어 휴식 공간·시간 등을 철저히 지키곤 있지만 노동문제가 100% 없도록 만드는 게 모든 업체들의 숙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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