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발자다] 커머스·물류도 데이터 기반…마켓컬리 ‘폐기율 1% 미만’ 비결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마켓컬리 전체 직원 비중으로 따지면 개발자 비중은 10~15%로 적은 편이다. 그러나 이는 물류운영 인원이 워낙 많이 투입돼서 그런 것이다. 전직원이 개발팀에서 만든 시스템으로 업무를 보고 있는만큼 컬리가 정보기술(IT)기반 회사라는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구 마켓컬리 본사에서 만난 임상석 개발총괄 리더<사진>는 마켓컬리에서 개발자 역할이 중요한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e커머스·물류·데이터·데브옵스로 구성된 마켓컬리 개발자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플래닛, 엔씨소프트를 거쳐 지난 2018년 컬리에 합류한 이후 시스템 안정화와 개발자 조직 규모 확장에 힘써왔다.
그는 아이폰 등장을 보며 모바일 플랫폼을 만들고 아마존 클라우드 성장을 보며 클라우드 개발에 참여했다. 경력상으론 4~5년 단위로 매번 영역이 크게 바뀌었다. 이는 기술 트렌드가 정확히 바뀌는게 보이면 빨리 뛰어들어야겠다는 도전의식 때문이었다. 큰 조직들에서만 일해오던 임 리더가 막 성장하는 컬리에 합류한 이유도 스타트업 붐이 일면서 이전과는 다른 경험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배경이다.
그는 “큰 기업에선 향후 3년간 경영계획을 세우고 그에 맞게 진행한다면 컬리는 계획이 3개월마다, 혹은 사회적거리두기 단계에 따라서도 바뀌는 등 호흡이 굉장히 빨라 역동적”이라며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이다보니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는게 필요하고 태도 부분에선 자발성·책임성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 리더가 이곳에 합류한지 올해 4년째이지만 입사했을 때와 현재 마켓컬리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18명에 불과했던 개발자는 현재 100여명 규모를 갖췄다. 하루 주문량은 2~3만건에서 12만건으로 크게 늘었다. 일매출 5억원에서 70억원으로 성장한 것. 규모가 달라지다보니 이를 뒷받침하고 있던 시스템들도 변해야 했다. 작년까지 주안점을 뒀던 건 상품을 진열한 쇼룸이다. 고객이 상품을 누르면 3~4초 걸리던 시간을 1초 이내로 줄이고 서비스 결제시 ‘먹통’되지 않도록 장애요소를 줄였다.
임 리더는 “기본 중 기본이지만 워낙 회사가 급성장하다보니 불안정한 요인들이 있었다”며 “시스템 리모델링 작업을 거쳐 올해 말이나 내년 초면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가 탄생하고 향후 5년 정도 트래픽이나 사용자 규모, 주문처리량 등을 거뜬히 버틸 수 있는 시스템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조직 전반적으로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화"
‘상품 폐기율이 1% 미만’은 마켓컬리 대표적 특징으로 꼽힌다. 개발자들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을 기반으로 다른 임직원들이 데이터 분석 능력을 활용해 판매하다는 점이 비결이다. 데이터 예측을 통해 발주량을 조절하기도 하고 판매매진·폐기율·할인이라는 ‘골든 트라이앵글’ 관련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보며 판매 전략을 짠다. 주 단위, 일 단위 결정은 물론 특정 상품 할인율을 결정할 때도 날씨·실시간·판매 데이터들을 기반으로 한다. 본인의 데이터 가공활용 역량에 따라 일한다는게 임 리더가 말하는 컬리의 차별점이다.
그는 “다른 곳에선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분석해 보고서를 올리는 조직이 별도로 있었는데 여기와서 느낀 것은 컬리는 상품기획자(MD)나 마케팅도 대부분 데이터를 들여다보고 의사결정하는게 자연스럽게 체화돼있어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발 쪽에선 누구나 관련 데이터를 쉽게 분석할 수 있도록 2년 정도 파이프라인을 구축해 지난해 마무리했다. 대고객 서비스는 물론 전직원 업무 자체가 IT기술 없인 진행이 안되는 구조이다보니 마켓컬리 내 개발자 중요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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