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T커머스(데이터홈쇼핑) 업체들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디지털 스튜디오를 구축해 이전보다 다양해진 영상을 제공하는가 하면 모바일 기반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TV로도 볼 수 있도록 연계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K쇼핑은 지난 10일 모바일과 모바일과 TV 앱 동시 라이브 방송인 ‘TV앱 라이브’를 시작했다. T커머스 고유 차별화 영역인 TV앱에서 생방송이 구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스토아도 연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며 신세계TV쇼핑도 검토 중이다.
T커머스는 녹화방송으로 이뤄진 본방송과 화면 50% 이상이 데이터 화면인 TV앱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방송으로 진행하는 TV홈쇼핑과 다른 지점이다. 특히 TV앱은 시청자가 리모컨으로 선택해 상품정보를 볼 수 있어 양방향 쇼핑 채널을 지원한다. 마치 온라인몰을 TV화면에 구성한 것과 유사하다. K쇼핑은 TV앱 콘텐츠 하나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도입해 선택지를 늘린 셈이다.
TV·모바일 동시 라이브를 통해 녹화방송에서 소비자 반응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현재 K쇼핑 TV앱 라이브엔 모바일 ‘라방’ 화면만 제공되지만 곧 시청자들의 채팅 상황도 TV로 볼 수 있도록 도입할 계획이다. 세로 화면으로 진행되는 모바일 방송이 가로 화면의 TV로 옮겨오면 화면에 빈 공간이 생기는데 추가 정보들로 채워 상품 소개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다는 설명이다.
T커머스 업체들은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첫 화면에 내세우지 않고 시청자가 데이터 영역에 들어와 리모컨으로 선택했을 때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TV홈쇼핑과 구분선을 지키면서 시청자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는 취지다. 시청자가 TV로 직접 채팅에 참여하는 건 어렵지만 모바일 앱으로 접속해 TV 화면으로 미러링처럼 이용할 수 있다. 쇼핑호스트들이 채팅창에 올라오는 반응들을 살피며 소통하는 과정을 TV로 본 시청자들이 모바일 라이브커머스에 관심을 갖게 될 수도 있다.
K쇼핑 관계자는 “TV가 아날로그적인 기능으로 출발한 전통 매체이다 보니 최근 모바일에서 대세가 되는 기능들이 역으로 전이되는 상황”이라며 “T커머스 채널 특성 자체가 양방향을 지원하기 때문에 모바일·TV 동시 라이브에도 강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녹화방송들도 변신 중이다. SK스토아·K쇼핑·신세계TV쇼핑 등 주요 T커머스 업체들은 나란히 디지털 스튜디오를 구축하고 이를 고도화해나가고 있다. 각 사는 주요 방송 스튜디오에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 미디어 월을 도입해 3차원(3D) 그래픽 콘텐츠를 활용하는 등 영상 연출력을 한층 강화했다.
매 방송마다 세트를 일일이 제작해 교체하는 과정을 줄여 시간·비용을 절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전보다 풍부한 영상으로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할 수 있다. 기존 고정 세트로는 표현이 어려웠던 여행·보험 등 무형 상품 방송 시 여행지 영상, 상품 세부내용 등 다양한 영상 활용을 통해 더 구체적인 상품 설명이 가능해졌다. SK스토아는 상품에 따른 다양한 연출을 즉각 시도해볼 수 있는 실시간 렌더링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신세계TV쇼핑은 벽면 스크린 외 바닥 LED, 사이니지 테이블 등을 설치해 영상미와 정보전달력을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스튜디오는 몰입감 있는 쇼핑경험은 물론 제작 비용과 시간, 친환경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방법”이라며 “이와 함께 라이브커머스 등의 발전으로 콘텐츠들이 풍성해지고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