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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라이트닷넷] 데브시스터즈가 8년간 구워낸 '부활'맛 쿠키

왕진화
2016년 1월 필자가 당시 '시나몬맛 쿠키'로 플레이를 즐겼던 '쿠키런 for kakao' 모습.
2016년 1월 필자가 당시 '시나몬맛 쿠키'로 플레이를 즐겼던 '쿠키런 for kakao' 모습.
[IT전문 미디어블로그=딜라이트닷넷]

쿠키런을 겪어본 게임 이용자라면 모두 아시다시피, 쿠키런 지식재산권(IP)에는 '부활'맛 쿠키가 없습니다.

그러나 게임 중견기업 데브시스터즈에는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기업은 쿠키런으로 '존버(끝까지 막연하게 버틴다는 뜻의 온라인 은어)'를 하다가, 올해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혹시 2013년 4월 출시됐던 모바일 게임 '쿠키런 for Kakao'를 기억하시나요. '용감한 쿠키'가 오븐 속에서 탈출을 결심하면서,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러닝 액션' 게임 스토리를 지녔습니다.

점프와 슬라이드를 이용해 장애물과 부딪히지 않아야 하고, 체력이 다할 때까지 오래 달려야 합니다. 물론 이어달리기도 가능하지만, 그 쿠키도 체력이 다하면 총 1판이 끝납니다. 달리면서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BONUSTIME' 젤리, 일반 젤리, 곰젤리, 코인(게임 내 재화), 날개 달린 '미스터리 박스' 등을 능력껏 먹어야 했죠. 여담이지만, 당시 '좀 달리는 플레이어'라면 코인을 벌기 위해 자력 세팅으로 '천사맛 쿠키' 등 덱을 맞추고 자동 플레이를 돌려도 무려 1억점을 넘기기도 했습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for kakao가 초대박이 나면서 2014년 상장까지 성공한 게임 중견기업입니다. 이곳은 쿠키런 IP, 오직 단 하나만을 적극 활용하며 게임을 개발하고 서비스해왔습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for kakao 이후 이렇다 할 차기작을 흥행시키는 데 실패하면서 좌절의 문턱을 넘나들었습니다. 후속작 '쿠키런 문질문질', '쿠키워즈' 등의 서비스 종료 등 여러 요인으로 상장 이후 줄곧 누적 순손실을 기록해왔습니다. 침체기 또한 계속되면서 상폐 위기까지 간 적도 있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쿠키런 IP를 놓지 않았습니다. 김종흔 대표는 이지훈 창업자와 11년째 데브시스터즈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데, 창업자가 아닌 최고경영자(CEO)가 한 회사를 10년 이상 맡는 것은 게임업계에서 흔하지 않은 일입니다. 이들만의 뚝심 지키기는 계속됐습니다. 그리고 전성기는 돌고돌아, 올해 다시 찾아왔습니다. 지난 1월21일 출시한 소셜 RPG '쿠키런: 킹덤'이 흥행 가도에 오르면서 화려한 부활에 성공했습니다.

쿠키런: 킹덤에도 쿠키런 for kakao의 요소는 제법 녹아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때 그시절 쿠키들의 달리는 모습은 여전히 반갑습니다. 플레이 도중 활성화되는 점프와 슬라이드 버튼으로 코인 젤리를 먹거나 체력을 채울 수 있다는 점도 깨알 요소입니다. 메인 에피소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 플레이할 때 생각보다 난이도가 어렵지 않다는 점도 비슷하지요.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가 조사·발표한 '2021년 1분기 모바일 게임 시장 동향' 리포트에 따르면 3월 쿠키런: 킹덤의 전체 사용자의 57.4% 이상은 여성이었으며, 특히 20대 여성 비율이 27.7%로 가장 높았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게임 속 '왕국 꾸미기(왕꾸)'의 매력에 푹 빠진 분들도 상당해보이네요.

데브시스터즈에 따르면 올 1분기 기록한 쿠키런: 킹덤의 매출은 855억원입니다. 데브시스터즈의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0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3억원)에서 6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은 238억원으로 흑자 전환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올 초만 해도 1만원대를 오가던 주가는 이번달에 접어들면서 10만원대로, 무려 10배 가량 뛰어올랐습니다. 흥행이 장기화됨에 따라 데브시스터즈는 지난 6년간의 누적 순손실을 올해 중에 모두 털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킹덤의 추가 성장을 위한 단계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전망입니다. 게임의 재미를 더하고 플레이어들의 니즈를 지속적으로 충족해 나가기 위해 신규 전투 모드 도입, 길드 콘텐츠 확장, 데코 시스템 고도화 등 다양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인데요.

보다 확충된 게임 콘텐츠를 기반으로 메이저 게임 시장인 미국과 일본에 성우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현지화 작업을 통한 해외 시장 공략에도 나섭니다. 쿠키런: 킹덤의 글로벌 진출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룬다면, 향후 해외 현지인들이 쿠키런: 킹덤을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도 아예 불가능하진 않을 것 같습니다.

[왕진화 기자 블로그=왕진화 기자의 게임 다이어리]
왕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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