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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선인싸] 걸그룹 대신 찾은 크리에이터의 길…듀자매의 ‘나우’

권하영

(왼쪽)허정주 씨 (오른쪽)허영주 씨
(왼쪽)허정주 씨 (오른쪽)허영주 씨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걸그룹 활동을 할 적에 꿈이 라디오 디제이였어요. 그런데 기회가 없었죠. 어느 책에서 읽었는데, 유튜브 다음에는 ‘보이스 오버’(Voice over)의 시대가 올 거라더군요. 그게 네이버 ‘나우’를 시작하게 된 계기였습니다.”

600만 팔로워를 가진 틱톡커이자 네이버 나우를 비롯해 유튜브·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활약 중인 자매 크리에이터 ‘듀자매’는 스스로를 ‘엔잡러’(N잡러·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라고 소개한다. 실제 친자매인 허영주 씨와 허정주 씨는 듀자매라는 이름으로 크리에이터 활동뿐 아니라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쇼호스트로도 출연하고 있다. 심지어 소속 MCN 트레저헌터에서 마케팅·기획을 담당하는 회사원이기도 하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파트너스퀘어에서 듀자매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듀자매의 이력은 독특하다. 언니인 영주 씨는 걸그룹 ‘더씨야’ 출신, 동생인 정주 씨도 웹드라마 등에 출연한 배우 출신이다. 둘 다 성균관대 철학과와 연기예술학과를 각각 졸업하고 연예인을 지망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소속사를 나와 ‘스스로를 홍보하자’는 생각에 틱톡을 시작한 것이 전혀 다른 삶의 기로가 됐다. 막연히 뛰어든 것은 아니었다. “기사도 읽고 공부도 많이하고 시장 조사도 철저히 했어요. 새로 나오는 플랫폼들을 계속 선점해야겠다는 생각이었죠.” 결과적으로 듀자매는 직장인 연봉 부럽지 않은 월 수익을 올리며 활발한 크리에이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수많은 플랫폼에서 활동 중인 듀자매지만, 가장 애착이 가는 플랫폼으로 망설임 없이 꼽는 것은 네이버 ‘나우’다. 나우는 네이버가 2019년 시작한 24시간 라이브 오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다. 1년 동안 누적 시청자 수가 2000만명을 넘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듀자매는 나우에서 싱어송라이터로서 청취자들의 사연을 읽고 즉석에서 노래를 만들어주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첫 방송 이후 벌써 27개의 에피소드를 제작했고, 최근엔 그동안 만든 곡들을 앨범으로 제작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나우는 구독자 수를 집계하는 유튜브나 팔로워 수를 공개하는 틱톡과 달리, ‘청취자’ 수나 ‘좋아요’ 수 지표를 보여주지 않는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선 그래서 더 깊은 소통이 가능하다고 듀자매는 말한다. “우리가 일주일 중에 유일하게 ‘예술’하는 날이라고 말해요. 나우의 장점은 깊은 소통이 가능하다는 거예요. 누구에게나 오픈된 공간이지만 동시에 우리끼리 모여 음악을 듣는 닫힌 공간이거든요.”(영주 씨) “틱톡에선 우리의 밝음을 주로 봐주신다면, 나우는 사람으로 다가가니까 더 깊은 팬이 돼 주시는 것 같아요. 나우를 통해 싱어송라이터로 인정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죠.”(정주 씨)



지금도 하루하루가 바쁜 듀자매지만 계속해서 활동 영역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영주 씨는 “보통 틱톡커들은 틱톡만 하고 유튜버들은 유튜브만 하는데, 저희는 영역을 계속 확장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유연한 조직이다”라며 “일반적으로 그냥 재밌어서, 시작하고 보니 잘 돼서 하는 크리에이터들도 많지만 우리는 앞으로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끊임 없이 예측하면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런 듀자매가 보는 크리에이터들의 ‘넥스트’는 ‘보이스 오버’다. 음성으로 정보를 들려주고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이 대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자칭 ‘엔잡러 크리에이터’, 듀자매의 활동 노하우는 무엇일까? 영주 씨는 “모든 플랫폼을 통틀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각 플랫폼들의 ‘문법’을 잘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어 유튜브는 콘텐츠에 ‘기승전결’이 있지만, 틱톡은 ‘결’로 시작하는데, 이런 특성을 감안해서 콘텐츠를 기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정주 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장르에서 레퍼런스가 될 만한 크리에이터들을 찾아보고 그들이 사랑받는 이유를 분석해 그대로 해보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듀자매의 최종 목표는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성공이다. 영주 씨는 “예전에는 무조건 기획사에 들어가서 걸그룹을 해야 했는데 이제는 흐름이 달라졌다”면서 “틱톡 챌린지와 나우를 계속하면서 저희 노래가 빌보드나 오리온 차트 같은 해외 차트에 오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주 씨는 “지금까지 챌린지를 따라하는 듀자매였다면 이제는 챌린지 노래를 직접 만들려고 한다”면서 “나우에서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노래를 모아 올해 안에 앨범으로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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