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중국·유럽, 자체 반도체 생태계 육성 '점화'
- 美, 연이어 반도체 회의 주최…中·EU, 자국 시장 강화 초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반도체 기술패권 다툼에 불이 붙었다. 주요국은 자국 반도체 공급망 조성에 나서고 있다. 반도체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안정적인 조달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판단을 내렸다.
최근 가장 적극적인 국가는 미국이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기업 본국 회귀(리쇼어링)’ 정책을 강조하면서 반도체 생산거점 이동을 시사했다. 미국 연방의회에서 올해 초 ‘반도체생산촉진법(칩스 포 아메리카)’을 통과시키는 등 반도체 유치전도 진행 중이다. 이 법은 반도체 공장 설립 장려를 위해 100억달러(약 11조2500억원) 보조금과 최대 40% 세액공제를 기업에 부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12일(현지시각)에는 미국 백악관 주도로 ‘반도체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열렸다. 인텔 삼성전자 TSMC 마이크론 글로벌파운드리 NXP 등이 참석했다.
당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자리는 미국 반도체 산업 및 공급망 강화 방법에 대해 논의하고자 마련됐다”며 “반도체 분야에 적극적 투자를 하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고 말했다. 기업 투자 확대를 압박하는 발언이다.
인텔과 TSMC는 즉각 화답했다. 각각 차량용 반도체 생산 준비, 핵심 인재 1000명 파견을 결정했다. 이미 양사는 미국 내 대규모 투자를 예고했다. 인텔은 애리조나주 200억달러(약 22조4300억원) 뉴멕시코주 35억달러(약 4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TSMC는 애리조나주에 120억달러(약 15조원)를 들여 5나노미터(nm) 공정 반도체 팹을 짓는다. 추가 설립도 검토 중이다.
미국 정부는 지난 20일(현지시각) 반도체 업계를 재차 불러 모았다. 지난번 회의와 마찬가지로 반도체 및 자동차 분야 대형 기업들을 소집했다.
유럽도 주요 기업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앞서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생산량 20% 확보하겠다는 ‘2030 디지털 캠퍼스’ 로드맵을 내세웠다. 1345억유로(약 183조원)를 쏟아붓는다. 티에리 브레통 유럽연합(EU) 내부시장담당 집행위원이 인텔 TSMC ASML NXP 등과 연이어 회담했다.
중국은 미국 제재로 반도체 굴기가 한풀 꺾였지만 정부 차원에서 지원책을 지속 마련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10년간 1조위안(약 170조원)을 투입하는 것을 비롯해 반도체 기업의 투자를 이끌기 위한 당근을 제시하고 있다.
강대국의 강력한 드라이브는 국내에 부담이다. 정부는 지난 13일 세제 지원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정치권에서는 ‘반도체 특별법’을 발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사는 미국 중국 유럽에 있다. 현지 공장 구축 등 대책 마련이 불가피하다. 해외 공장 설립은 국내 투자 축소로 이어진다.
문제는 미국 공장 짓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미·중 무역분쟁 불똥이 국내 반도체 기업에 튈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반도체 수탁생산(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준비 중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주도권 경쟁이 심화하면서 우리 정부와 기업의 현명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왔다”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가 윈윈(Win-Win) 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선택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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