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포맷 변경한 한컴 ‘한글’··· 2007 이하 버전서는 열람 불가, 혼란 예상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가 자사 워드프로세서 ‘아래아한글’의 기본 문서 확장자를 변경했다. 구버전에서는 변경된 확장자의 문서를 읽을 수 없어 혼란이 예상된다.
지난 15일 한컴은 아래아한글 문서의 기본 확장자를 hwp에서 hwpx로 변환하는 정기패치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아래아한글 2014~2020버전을 신규 설치하는 이용자가 문서를 저장할 경우 hwpx가 기본값이 된다.
hwpx는 한국산업표준에 정의된 개방형 워드프로세서 마크업 언어(OWPML)로 XML 형식의 개방형 문서 규격이다. XML은 기계판독형(머신리더블) 데이터로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형식의 데이터를 뜻한다.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분석 과정에서 기존 hwp는 컴퓨터가 읽을 수 없어 한번의 변환 과정이 필요했는데, hwpx는 그 자체로 읽을 수 있다는 데 장점이 있다.
XML을 기본값으로 하는 것은 한컴이 처음은 아니다. 오피스 SW 분야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일찌감치 XML 형식의 문서로 변환했다. MS 오피스는 2007 버전부터 XML 형식의 포맷으로 전환했다. docx, pptx, xlsx 등이다.
MS에 비해 한참이나 늦은 변화이다. 한컴이 이러한 변화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추진한 ‘경기도 디지털 표준화 추진 계획’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앞서 경기도는 오는 2022년부터 특정 소프트웨어(SW) 문서 포맷을 지양하고 개방형 문서표준포맷(ODF) 사용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공공기관이 주요 고객사인 한컴으로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숱한 문서가 아래아한글로 작성되는데, 해당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해 일일이 변환 작업을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비판이 IT업계 내부적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하지만 포맷 변환이 긍정적인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로운 문서 표준을 사용하는 만큼 호환성 이슈가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hwpx는 아래아한글 2007 이하 버전에서는 읽을 수 없다.
2010에서도 패치를 적용해야만 읽어지는데, 여기에 대한 안내가 다소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포털에서는 2010 버전에서 hwpx가 읽히지 않는다는 글을 쉬이 찾아볼 수 있다.
국내 한 시스템통합(SI) 업체는 한컴오피스 구버전 업그레이드 프로모션 글을 통해 ‘hwpx 문서를 한컴오피스 2010 이하 버전에서 여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해당 프로모션 글은 한컴에 문의 후 현재 내려간 상태다.
MS 오피스 역시 처음 XML 형식의 포맷으로 전환 시기에 호환성 이슈가 크게 발생했다. 오피스 프로그램의 경우 새로운 버전이 출시하더라도 기존 버전을 이용하는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아래아한글 역시 다소의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컴 측은 아래아한글의 버전별 이용자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컴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전자문서 데이터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아래아한글의 기본 포맷을 머신리더블한 hwpx로 변환함으로써 활용도를 더욱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존 아래아한글(2014~2020) 이용자의 경우 정기패치 후에도 기본 포맷이 hwp다. 기본값 변경을 위해서는 도구-환경설정-파일-다른 형식으로 파일 저장-hwpx 지정 등의 과정을 거치면 된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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