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작년까지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시장에서 가장 인기 있었던 업체는 어디일까. 페이스북 자회사 오큘러스가 ‘오큘러스 퀘스트2’를 앞세워 확장현실(XR) 시장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XR은 AR과 VR, 혼합현실(MR)에 신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에 따르면 작년 전 세계 톱5 XR 브랜드 업체 중 오큘러스가 점유율 53.5%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오큘러스는 오큘러스 퀘스트2 판매 호조에 힘입어 전년대비(44%) 점유율이 10%포인트(p) 가까이 증가했다. 게임 분야에서 안정적인 공급망과 브랜드 인지도가 성장 기반이 됐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오큘러스는 메모리 및 배터리 수명 증가, 고화질 및 리프레시 비율 향상 등 성능이 개선된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했다”며 “사회적으로 코로나19 영향으로 하반기 게임 관련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도 점유율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이어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사용자 기반으로 점유율 11.9%를 차지하며 2위에 올랐다. HTC(5.7%)와 DPVR(5.5%), 피코(4.8%)가 근소한 차이로 뒤를 이었다. 학교 및 교육 시설 등 기업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중국 브랜드 판매도 증가했다.
모델별로 살펴보면 작년 가장 많이 팔린 상위 5개 제품 중 3개가 오큘러스 제품이었다. 2위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이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과 소니가 XR 시장에 적극 뛰어들면서 향후 XR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바르요 등도 업체들도 이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 경쟁사들이 많아지면서 XR시장은 향후 10년간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5년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피터 리처드슨 수석연구원은 “VR 핸드셋이 전체 XR시장의 90%를 차지했다”며 “업체들이 합리적인 가격대에 디자인과 기능이 크게 향상된 제품을 제공하고 있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양질의 콘텐츠가 제공되면서 독립형 VR기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XR 헤드셋 출하량은 전년 대비 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휴 기간 오큘러스 퀘스트2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시장 감소폭은 예상보다 적었다는 분석이다. XR은 현장 인력지원, 제품 디자인 및 개발, 교육,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