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낸드 2·3위도 128단 넘었다…'유일한 제자리' 삼성, 초격차 전략 비상

김도현
- 日 키옥시아·美 웨스턴디지털, 162단 낸드 공동 개발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메모리 업계는 낸드플래시 적층 경쟁이 한창이다. 연이어 차세대 제품 개발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25일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은 162단 3차원(3D)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각각 낸드 시장 2~3위 업체로 20년 이상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에 공개한 6세대 제품은 기존 8스태거 구조 메모리 홀 어레이를 능가하는 고도화된 아키텍처와 5세대 대비 10% 증가한 측면 셀 어레이 밀도가 특징이다. 112단 적층 기술 대비 40% 감소된 다이 크기를 통한 비용 최적화도 지원한다. 전작보다 2.4배 향상된 프로그램 성능과 10% 읽기 지연 시간 개선을 달성했다.

앞서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는 176단 낸드를 선보였다. 지난해 11월 마이크론은 176단 3D 낸드를 싱가포르 팹에서 생산해 고객사에 납품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스콧 드보어 마이크론 부사장은 “마이크론은 176단 낸드로 업계에 새로운 기준을 세웠다. 레이어를 기존 제품(96단)보다 40% 높였다”고 설명했다.

한 달 뒤 SK하이닉스도 맞불을 놓았다. SK하이닉스는 176단 512기가비트(Gb) 트리플레벨셀(TLC) 4차원(4D) 낸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제품을 솔루션화하기 위해 컨트롤러 업체에 샘플을 제공하기도 했다.

양사는 ‘더블 스택’ 기술을 적용했다. 회로에 전류가 흐르는 구멍을 두 번에 나눠서 뚫는 방식이다. 가령 96단 낸드에 80단 낸드를 올려 176단을 만드는 개념이다. 제조사나 고객사에 따라 조합은 다르다.

반면 양과 질 모두 1등이었던 삼성전자가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낸드 생산능력 확대에 가장 적극적이다.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100단 낸드 이상을 ‘싱글 스택’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곳이다. 더블 스택 대비 공정 수와 재료를 줄여 원가 절감 효과가 있다. 128단까지 해당 기술을 적용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7세대 V낸드를 개발하고 있다. 단수와 출하 시점 등은 미정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한진만 전무는 ‘투자자 포럼’에서 “현재 6세대 V낸드는 싱글로 128단을 쌓는데 단순 계산으로 더블을 적용할 경우 256단 적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도 7세대부터는 더블 스택을 적용한다.

연내 신제품을 양산될 예정이지만 경쟁사 대비 공개가 늦어진 게 사실이다. 이미 2~5위 업체가 128단 이상 낸드를 생산 또는 개발을 완료한 것과 대비된다.

삼성전자는 시장 수요에 맞춰 개발 일정을 조절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삼성전자가 메모리 시장 1위임은 분명하지만 경쟁사와 격차가 상당히 좁혀진 것으로 보인다”며 “낸드에 이어 D램도 마이크론이 선점하는 등 초격차 전략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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