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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블록체인] 테슬라에 마스터카드까지…왜 다들 ‘가상자산 지지자’가 됐을까

박현영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한 주간 블록체인‧가상자산 업계 소식을 소개하는 ‘주간 블록체인’입니다.

이번주 초반부터 가상자산 시장은 매우 떠들썩했습니다. 테슬라가 15억달러(한화 1조 6815억원)치 비트코인(BTC)을 매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신고점을 경신했죠. 얼마 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트위터 프로필에 ‘#비트코인’을 추가했는데, 그 이유가 이해되는 사건이었습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에 단순 투자만 한 게 아니었습니다. 비트코인을 향후 결제수단으로도 활용하겠다고 했는데요, 비트코인이 가치저장수단뿐 아니라 결제수단으로도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 타이밍에 맞춰 마스터카드도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올해 안에 마스터카드는 자체 결제망을 통해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합니다.

이번주 [주간 블록체인]에서는 테슬라에 마스터카드까지 ‘가상자산 지지자’가 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 배경도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테슬라 15억 투자’ 둘러싼 긍정론과 부정론

지난 8일(현지시간) 테슬라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15억달러 규모 비트코인을 매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돈 약 1조 68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고, 테슬라 현금 보유량의 7.7%입니다.

테슬라 덕분에 비트코인 가격은 고공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가상자산 업계와 투자자들은 당연히 환영 의사를 밝혔는데요.

마이클 세일러(Michael Saylor) 마이크로스트레티지 CEO는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에 고맙다”며 “전 세계가 테슬라의 리더십으로 혜택을 얻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마이크로스트레티지는 기업 자산의 상당 부분을 비트코인에 투자해온 기업입니다. 지난해 12월 트위터에서 머스크 CEO가 세일러 CEO에게 비트코인 대량 매수가 가능한지 물어보기도 했죠. 지나고 보니, 그 때가 15억달러 투자 계획을 세우던 시점이었나 봅니다.

반면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요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전 세계 기업들 사이에서 ‘필수’로 자리 잡았는데요, 비트코인 투자가 테슬라의 ESG 경영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지적도 있었습니다.

비트코인이 환경에 악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죠. 비트코인 채굴이 막대한 전기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인데요, 로이터는 “머스크 CEO가 친환경적인 자동차를 만들면서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테슬라,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이처럼 테슬라와 머스크 CEO의 비트코인 투자를 놓고 다양한 평가가 오갔는데요, 머스크 CEO가 왜 비트코인 투자를 결심했을지 그 배경에 대해서도 이목이 쏠립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마이크로스트레티지 같은 다른 기업들과 비슷할 것입니다. 현금 가치 하락에 대한 위험 헤지 수단이자, 보유 현금의 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높죠.

테슬라가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테슬라는 SEC에 제출한 문서에서 “당장 필요하지 않은 현금의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투자 정책을 개편했다”며 “바뀐 정책의 일환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더 깊게 보고 있습니다. 머스크 CEO는 화성에 우주선을 띄울 정도로 목표가 남다르기 때문이죠. 표면적인 이유 외에 더 큰 뜻이 있을 것이란 겁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머스크 CEO는 스타링크(위성을 활용한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플랫폼 기업 진출을 선언했다”며 초연결사회 플랫폼의 결제 시스템에 비트코인을 활용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스타링크는 1000개 이상의 소형 위성이 궤도에 머물면서 지구에 인터넷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머스크의 목표대로 지구 전체에 인터넷을 제공하게 되면 초연결사회 플랫폼이 열릴 것이고, 그 플랫폼의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활용할 것이란 예측입니다.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 있는 이유는 머스크 CEO와 테슬라가 비트코인을 좀 더 특별하게 취급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단순히 사들이기만 하지 않았습니다. 향후 결제수단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결제수단으로 받아들이는 방식이 일반적인 기업과 다릅니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제3사를 통해 비트코인 결제를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물건을 판매하는 기업들은 가상자산 결제 기업을 통했는데요, 예를 들어 가상자산 결제 기업으로 거듭난 페이팔도 이용자가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는 순간 법정화폐로 환전한 뒤, 그 금액을 가맹점에 전달하는 방식으로 결제를 지원합니다. 대부분의 가상자산 결제 기업이 페이팔과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고요.

즉 얼핏 보면 비트코인 결제가 가능한 것 같지만, 사실은 법정화폐로 결제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반면 테슬라는 비트코인 그 자체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SEC 제출 문서에 따르면 테슬라는 “고객으로부터 비트코인을 받을 경우 즉각 환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즉 손님이 비트코인으로 결제하면, 그 비트코인을 갖고 있겠다는 것이죠.

물론 이런 방식을 취하면 테슬라는 비트코인의 가치변동성을 감내해야 합니다. 법정화폐로 환전해 받는 게 아니니까요. 위험도가 높지만 테슬라는 ‘상관없다’는 입장일 것입니다. 어차피 비트코인에 상당액을 투자했고, 비트코인을 장기 보유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테슬라와 머스크 CEO의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외신도 있었습니다. 포브스는 “테슬라가 자동차를 비트코인으로 교환하기 시작하면 다른 기업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개인 화폐(비트코인)가 정부 화폐를 밀어낼 수도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이어 “머스크는 미래를 현재에 가져오게끔(미래가 다가오게끔) 돕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마스터카드까지 합세…“거스를 수 없는 흐름”
아울러 마스터카드가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한 배경과 함께 [주간 블록체인]을 마무리 짓겠습니다.

지금까지 마스터카드는 비트페이 등 가상자산 결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고 가상자산 직불 카드만 지원해왔습니다. 고객이 가상자산으로 결제하면, 결제 기업에서 이를 법정화폐로 환전하고 법정화폐가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를 통해 가맹점에 전달되는 방식이었죠. 즉 마스터카드 네트워크로는 가상자산이 오고 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마스터카드는 자체 결제망을 통해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가상자산과 법정화폐 간 환전으로 발생하는 비효율을 줄이고, 가맹점들이 가상자산을 더 많이 받아들일 수 있게 한다는 취지입니다.

물론 가맹점이 반드시 가상자산으로 판매대금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라즈 다모란(Raj Dhamodharan) 마스터카드 부사장은 블로그를 통해 “마스터카드는 가상자산을 이용하라고 추천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고객과 가맹점이 가상자산이든, 법정화폐든 원하는 방식으로 가치를 교환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마스터카드는 가상자산 결제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기도 했습니다. 이 역시 가상자산 결제를 지원하는 배경입니다. 다모다란 부사장은 “당신의 생각이 어떻든, 디지털 자산(가상자산)은 결제 업계에서 매우 중요한 분야가 됐다”고 전했습니다.

지원할 가상자산의 종류는 아직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결제용으로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가치변동성이 거의 없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은 밝혔습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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