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디스플레이가 노트북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를 강화한다. 스마트폰 시장 경쟁 심화, 비대면(언택트) 생활 확산에 따른 PC 수요 증가 등이 이유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D·BOE 거센 모바일 추격=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 분야 선두주자다. 한때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면서 사실상 독점했다. 삼성전자에 이어 애플, 화웨이, 샤오미 등도 OLED 탑재 비중을 늘린 점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최근 LG디스플레이와 중국 BOE 등이 관련 사업을 본격화하면서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여전히 80% 내외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최대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의 물량을 LG디스플레이가 일부 가져가고 BOE까지 공급을 앞두고 있어 향후 납품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이를 상쇄할 카드로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 OLED를 낙점했다. 올해만 10종이 넘는 제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지난 2019년 초고화질(UHD) 해상도 노트북 OLED 개발에 성공했고 화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단순한 구조로 얇은 베젤과 빠른 응답속도 등을 장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모바일 시장을 장악했던 만큼 노트북으로 전환이 용이하다. 경쟁사와의 기술격차는 물론 생산능력을 확보한 덕분이다. 물량 확대를 위한 일부 라인전환도 진행할 계획이다.
◆노트북도 이제는 OLED=스마트폰에 밀려 침체한 PC 시장이 코로나19 영향으로 살아났다. 삼성디스플레이 김성철 사장은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게이밍 수요 등이 급증하면서 노트북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노트북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노트북은 아직 LCD가 대세다. OLED 적용한 노트북은 1% 내외일 정도로 미미하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다. 올해 아수스, HP, 델 등 글로벌 기업들이 OLED를 탑재한 노트북을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노트북 OLED 판매량이 전년보다 5배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고객사 확보에 집중해 예상치에 도달할 방침이다.
오는 3월부터는 업계 최초로 화면 주사율 90헤르츠(Hz) 제품도 선보인다. 화면 주사율은 1초간 화면이 몇 번 바뀌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다. 90개의 정지 화면이 1초 동안 빠르게 바뀌면서 끊김 없는 영상을 보여주는 셈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발열과 소비전력 등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 60Hz 위주 제품군보다 개선된 노트북 OLED를 출시하게 됐다.
최근에는 유튜브 등을 통해 노트북 OLED 홍보에도 적극적이다. 반응도 좋아 관련 제품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한편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현대차 ‘아이오닉5’에 차량용 OLED를 공급했다. 지난 2018년 아우디와 손잡은 이후 3년 만에 성과다. 스마트폰, 노트북에 이어 자동차에서도 OLED가 사용되기 시작한 만큼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처 확장을 위해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