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가전유통업계, 그래도 오프라인에 힘을 쏟는 이유
- 온오프라인 채널 연계로 락인 효과 기대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과일 파는 전자랜드, 금궤 파는 롯데하이마트. 오프라인 매장 중심이던 가전양판점들이 변신하고 있다. 온라인몰에서 비가전 제품을 확대 중이다. 정기적으로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진행한다. 스마트폰 클릭 몇 번만으로 가전제품을 상대방에게 선물할 수도 있다. 비대면 시대 온라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행보들이다.
그러나 마케팅 비중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온 건 아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다양한 채널 확대다.
가전양판점은 지난해 온라인 소비 확대 속에서도 꾸준히 오프라인 체험형 매장을 늘려왔다. 롯데하이마트의 경우 ‘메가스토어’ 잠실점 매출은 리뉴얼 1년 만에 매출 30%가 늘었다. 메가스토어는 지점별 특색 있는 체험형 매장이 특징이다. 오픈을 앞둔 압구정 지점엔 주변에 와인바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매장 안에도 그 같은 분위기의 체험존을 꾸리는 식이다.
온라인 소비는 확산 중이지만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 가치는 건재하다. 이들에겐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어느 하나도 놓쳐서는 안되는 상황이다. 두 마리 토끼를 꼭 잡아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몰·라이브방송 등으로 채널을 늘리고 취급 품목을 비가전 제품까지 확대하면 매출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 대신 차별화가 없으면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이커머스들에 고전하게 된다. ‘투트랙’이 아닌 ‘융합’이 필요한 이유다.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들이 최근 도입한 서비스 중엔 여러 단말기에서 같은 콘텐츠를 끊김 없이 즐기는 N스크린이 있다. 집에서 TV로 영화를 시청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스마트폰으로 이어 볼 수 있다. 이처럼 가전제품을 판매할 때도 소비자가 다양한 경로를 넘나들며 상품을 둘러보고 검색할 때 어디서든 같은 매장을 이용한다는 느낌과 편의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롯데하이마트도 다양한 시도 중이다. ‘스마트픽’ 서비스는 롯데하이마트의 온오프라인 매장과 계열사 시너지를 활용했다. 고객들이 롯데하이마트나 롯데몰 등 온라인몰에서 상품 주문 후 세븐일레븐이나 롯데하이마트 매장에서 픽업할 수 있다. 매장에 없는 제품을 태블릿 안에서 검색 후 구매하는 옴니스토어도 운영 중이다. 관련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인지도를 높이는 게 과제다.
최근 O4O(Online for Offline) 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다. 기업이 온라인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를 오프라인 사업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가전양판점은 이미 온오프라인 매장 자산을 갖고 있다. 판매 채널을 융합하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둘러본 후 온라인에서 최저가를 찾는 쇼루밍족과 역쇼루밍족 모두를 잡을 수 있다. 이커머스 업체들과 달리 온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갖춘 기업은 보다 빨리 ‘락인 효과’를 가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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