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동박제조업체 일진머티리얼즈가 유럽에 진출한다. 삼성SDI 등 고객사 수요 대응 차원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각) 일진머티리얼즈 헝가리법인장과 현지 외교부 장관은 공장투자 관련 논의를 진행했다. 내년부터 150억원 내외가 투입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착공 시점은 조율 중이다.
앞서 일진머티리얼즈는 헝가리 부다페스트 인근 괴돌레에 부지 2만평을 확보했다. 이곳에 동박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구리를 얇게 만든 막인 동박은 배터리 핵심소재 음극재에 쓰인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에 납품한다. 해당 부지는 삼성SDI의 괴드 공장과 약 20킬로미터(km) 거리로 접근성이 좋다.
일진머티리얼즈는 두 단계로 나눠 투자를 진행한다. 1단계는 동박 가공(슬리팅) 전용라인 구축이다. 국내 익산공장과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만든 동박을 자르는 공정을 수행한다. 완공 시 연산 1만톤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향후 용해 및 제박 라인을 마련하는 2단계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다.
삼성SDI는 괴드 1공장에 이어 2공장 구축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폴란드) SK이노베이션(헝가리) 노스볼트(스웨덴) 등의 배터리 공장도 유럽에 다수 포진했다. 이들 업체의 수요는 지속 증가세다. 일진머티리얼즈가 헝가리에 신공장을 짓는 이유다.
경쟁사들도 마찬가지다. 솔루스첨단소재(구 두산솔루스)도 이미 헝가리 터터바녀에 동박 공장을 설립했다. SK넥실리스는 유럽 생산기지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고객사 인근에 협력사가 자리잡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향후 동박 업체의 유럽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배터리용 동박 시장은 연평균 30% 성장할 전망이다. 지난 2018년 1조원대에서 오는 2025년 14조원대로 확대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