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솔루션

[2020美대선] 막오른 美 대선, IT 기업들은 바이든 당선 바란다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미국 현지시각 3일 (현지시간) 0시를 기해, 대통령 선거(이하 대선)가 마침내 막이 올랐다. 두 후보 중 누가 이기냐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조 바이든의 손을 들어주는 모양새다.

미국의 IT 기업들은 전통적으로 민주당과 그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민주당은 1992년 이후 6번의 대선 동안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다. 이번 선거에서도 이런 분위기는 이어지고 있다. 이는 두 후보가 모금한 기부액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연방 선거위원회의 자료를 취합하는 미국의 비영리조직인 책임정치센터(Center for responsive politics)에 따르면 통신/전자 부문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직·간접적으로 투자된 금액은 9704만1517달러로, 1859만5265달러인 트럼프 대통령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는 기업이 직접적으로 후보에게 기부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정당 및 후보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정치활동위원회(PAC)나 개인에 의해 이뤄진 기부다.

올해 통신/전자 부문에서 가장 많은 기부금을 지출한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MS)다. 1361만3030달러를 지출했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1356만5660달러), 월트디즈니(700만1676달러), 아마존(635만3843달러), 페이스북(417만8580달러), 애플(403만1520달러), 넷플릭스(357만2944달러), IBM(273만7197달러), 델 테크놀로지(241만4517달러), 인텔(226만3442달러) 등이 뒤를 잇는다.

10월 23일(현지시각) 기준 해당 부문에서 대통령 후보에게 직접적으로 기부된 금액은 바이든 후보 4872만4151달러, 트럼프 대통령 763만8202달러다.

각 후보 선거조직위원회의 상위 20개 기부자에서도 차이가 극명했다. 10월 22일 기준 ‘바이든 빅토리 펀드’ 상위 20개 기부자에는 ▲MS 208만3583달러 ▲넷플릭스 193만1057달러 ▲알파벳 180만3512달러 등이 명단에 올랐다.

반면 동 기간 트럼프의 위원회 상위 20개 기부자에는 ▲미국 우편 서비스 44만7039달러 ▲미국 국방부 43만9663달러 ▲미국 육군 37만1374달러 ▲월마트 30만9059달러 ▲보잉 29만2239달러 ▲록히드마틴 25만9587달러 등이 기록됐다. 업종의 차이가 뚜렷하다.

이처럼 다른 온도차를 보이는 것은 주요 IT 기업이 밀집한 실리콘밸리의 정치적 성향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 빌 게이츠 MS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팀 쿡 애플 CEO 등은 꾸준히 진보적 성향을 내비쳐 왔다. 낙태나 동성애, 총기휴대 등 분야에서 진보적 성향을 보여온 실리콘밸리의 특성상 트럼프 대통령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인사다.

대다수 IT 기업 관계자가 바이든 후보를 지지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인사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대표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다. 올초 트럼프 대통령의 모금 행사를 주도했다. 워크데이의 데이비드 더필드 회장도 지난 8월 트럼프 재선 캠페인에 기부했다.

엘리슨 오라클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한 ‘혜택’을 누리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중국 바이트댄스의 짧은 동영상 애플리케이션(앱) ‘틱톡’ 인수 건이다. 당초 MS가 인수 의사를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도 공식적으로 MS를 언급하는 등 MS의 틱톡 인수가 기정사실화하는 듯했으나 급선회해 오라클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여기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의 관계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기업 고위 임원의 정치적 스탠스가 기업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직결된다고 보긴 어렵다. 오라클 임직원이 올해 지출한 정치 기부금 275만6958달러 중 70%가량은 민주당이나 진보단체에 기부됐다.

한편 각자가 기대하는 후보가 당선되길 바라는 마음과 달리 어느 후보가 되더라도 공룡 IT 기업에는 악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두 후보 모두 이용자의 게시글에 대한 기업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통신품위법 230조 폐지와 반독점 행위 규제 등 거대 IT 기업에 악재가 될 수 있는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현 기자>bell@ddaily.co.kr
이종현
bell@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