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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부터 백팩형까지…다양해진 워크스테이션

이안나

-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외산 PC업계 ‘먹거리’ 되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전문가들이 그래픽 작업을 위해 사용하던 고성능PC 워크스테이션이 활용 범위가 넓어지면서 ‘팔색조’로 진화하고 있다. 일반 노트북만큼이나 가벼운 무게를 갖거나 초소형·이동식 데스크톱, 랙형 등 형태가 다양하다.

17일 PC업계에 따르면 고성능PC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1인 콘텐츠 제작자들이 증가해 전문 그래픽이나 영상 편집을 위한 PC를 찾는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 신산업 콘텐츠 개발자들도 강한 퍼포먼스를 가진 PC를 찾고 있다. 워크스테이션의 종류와 형태가 다양해지는 건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워크스테이션은 전문적인 작업을 처리하기 위해 설계된 고성능 컴퓨터다. ‘초고성능’을 표방하는만큼 일반 사무실이 아닌 디자이너와 건축 설계자, 개발자 등 전문가·기업들이 주로 사용했다. 사진 편집이나 동영상 인코딩에 적합한 중앙처리장치(CPU) 및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갖추고 있어 콘텐츠 작업에 유용하다.

PC업계 관계자는 “워크스테이션 제품들은 주로 성능에 초점을 두다보니 투박하고 무거운데 디자이너나 개발자들도 사무실을 벗어나 작업할 수 있도록 경량화·소형화 된 워크스테이션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영상 편집과 그래픽 작업 등 크리에이터들도 작업용으로도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은 휴대용 정보기술(IT) 기기 제품 판매 확산을 불러왔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세계 IT가전 및 사무용기기 판매량은 497억원(약 70조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6.7% 증가했다. 그 중 노트북이 25.7% 성장하며 가장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PC업계에서도 워크스테이션의 판매 비중은 아직까지 데스크톱형이 높지만 점차 모바일형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는 2016년부터 2026년까지 세계 워크스테이션 시장 규모가 연평균 9.8%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정체된 PC시장에서도 워크스테이션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워크스테이션 시장에서 주로 경쟁하는 업체는 HP와 델테크놀로지스, 레노버 등 외산업체들이다. 국내에서도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모바일 워크스테이션(노트북형)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데스크톱 성능을 대체하는 수준의 고사양을 갖추면서 ‘가볍게’ 만드는데 집중한다. 장시간 배터리 사용은 물론 보안성도 강화했다.

HP Z북 파이어플라이14·15는 엔비디아 쿼드로 그래픽과 10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 등을 탑재해 3차원(3D) 디자인과 최신 게임 모두 가능하다. 전문가급 설계가 가능하면서도 무게는 각각 1.34킬로그램(kg), 1.69kg이다. 델 프리시전5750 역시 인텔 10세대 v프로 및 제온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전문가용 그래픽 탑재로 고도의 그래픽 작업과 데이터 분석 등이 가능하다. PC가 사용자 작업방식을 학습하는 인공지능(AI)기반 제품으로 17인치임에도 불구하고 2.13kg에 불과하다. 레노버 씽크패드 P14s·P15s는 2차원(2D)와 3D 컴퓨터 지원 설계(CAD)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언제 어디서나 구동할 수 있다. 각각 무게는 1.47kg, 1.76kg이다.

사용자 환경에 맞게 특화한 제품들도 있다. 델이 최근 출시한 ‘프리시전 3240컴팩트’는 강력한 성능과 기능을 초소형 폼팩터에 구현했다. 데스크톱 제품인데 1.71kg에 불과하다. 작지만 VR·AR 시뮬레이션 실행 기능도 구현할 수 있다. 책상 밑이나 모니터 뒤에 부착할 수 있다. 초소형 랙형 워크스테이션도 있다. 서버처럼 안정성을 갖추면서도 그래픽 부분에 특화된 제품이다. 본체 없이 네트워크를 통해 수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고성능 그래픽 작업을 할 수 있어 원격근무 시대 각광받고 있다.

HP는 이미 2년 전 VR 콘텐츠 제작자를 위한 백팩형 워크스테이션도 만들었다. 기존 데스크톱으로 VR 콘텐츠를 사용하려면 헤드셋과 데스크톱을 유선으로 연결해야 했다. 그만큼 콘텐츠를 활용할 때 활동의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 제품은 교체 가능한 배터리를 적용해 연결선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

PC업계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용 PC시장에선 삼성·LG전자가 워낙 독보적이기 때문에 외산업체들은 주로 기업용PC나 워크스테이션에 집중한다”며 “매출 비중으로 따지면 워크스테이션은 그리 높지 않지만 고부가가치 제품인데다 시장 성장성도 커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며 점유율을 넓히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기자>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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