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음저협 “VOD 내려라” vs. OTT “못 내린다” 저작권 공방 2라운드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계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 간 저작권료 갈등이 새 국면을 맞았다.

음저협은 넷플릭스와 같은 수준의 저작권료 인상을 받아들이지 않을 시 9월부터 음악저작물 사용을 중단하라는 통첩을 일부 국내 OTT에 보낸 상태다. 물론 OTT업체들은 저작권료 인상은 어렵거니와 콘텐츠를 당장 내릴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음저협은 사실상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 소송 가능성까지 떠오른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웨이브·티빙·왓챠 등이 참여하는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이하 OTT음대협)는 그동안 음저협과의 저작권료 분쟁으로 지급하지 않은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음저협이 협상 테이블에 나서지 않자 일단 밀린 저작권료부터 지급해 합의 제스쳐를 보낸 것이다.

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OTT음대협이 지급한 저작권료는 음저협의 기존 방송물재전송서비스 징수규정에 따라 매출의 0.5625%를 기준으로 잡은 것이다. 음저협은 그러나 OTT가 기존 규정에 맞지 않는 새로운 형태 서비스라 보고, 글로벌 플랫폼인 넷플릭스를 기준으로 ‘매출의 2.5%’라는 새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음저협 관계자는 “일단 내부적으로 입장을 다시 정리하겠지만, OTT업계가 과거 규정을 고집한다면 우리와 협의가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면서 “웨이브를 비롯해 OTT음대협은 협의 의사가 있다면서도 저작권료 자체는 옛날 규정에 따라 납부한 것인데, 이러한 조치는 권리자들에게 혼란만 안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음저협은 이미 몇몇 OTT업체들과 개별계약을 맺으며 사실상 남은 업체들을 압박하고 있다. 개별계약에 응하지 않은 업체들에는 두차례 내용증명까지 보낸 상태다. 그중 웨이브에는 지난 8월 말까지 저작권 요율 2.5% 기준에 합의치 않으면 9월부터 음악저작물 사용을 중단하라는 세 번째 내용증명을 보냈다.

음저협 측은 합의 불발 이후 9월에도 음악저작물 사용이 확인되면 형사고소를 하겠다는 방침까지 보낸 상태다. 웨이브 측은 “일단 서비스는 중단 없이 계속하고 있고, 우선 음대협을 통해 공동협의를 하자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OTT업계는 그러나 최악의 경우 법적 공방까지 염두에 둔 모습이다.

OTT음대협 관계자는 “우선 미지급된 사용료를 지불함으로써 저작물 이용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음저협은 내용증명을 통해 계속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있어 소송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고,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결국 이용계약에 대한 해석을 법적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관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현재 음저협이 새로운 징수규정을 담은 개정안을 제출함에 따라 업계 의견수렴을 거치고 있다. OTT 정책을 주관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까지 나서 OTT 업계 의견을 전달하고 있지만, 문체부는 연말까지 징수규정 개정안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으로 선을 긋고 있다.

OTT음대협은 “현행 저작권법은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얻은 징수규정에 따라 저작권료를 징수하도록 하고 있으며, 징수규정에 관련 규정이 없는 경우 규정이 마련될 때까지 이용자와 협의해 정하도록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닌 공정하고 적정한 기준을 세우자는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권하영
kwonhy@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