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3분기 플래그십 스마트폰 대전이 무산됐다. 애플과 화웨이가 신모델 출시를 연기한 탓이다. 독무대를 펼치는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시장을 선점할 전망이다. 본격 맞대결은 4분기다.
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의 차기작 ‘메이트40’ 시리즈 출시가 10월 말로 연기됐다. 통상 발표 시점보다 1달 정도 미뤄진 셈이다. 라인업은 메이트40, 메이트40프로, 메이트40프로플러스, 포르쉐 메이트40RS 등 4개 모델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기는 미국 제재에 따른 생산 차질이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5월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가 반도체를 설계해 미국 기술과 소프트웨어(SW)로 생산하는 것을 제한하기로 했다. 5월15일부터 시행됐고, 120일의 유예기간을 뒀다.
해당 시점부터 대만 TSMC와 신규 거래 체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화웨이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자회사 하이실리콘 설계, 대만 TSMC 생산 체제다. TSMC는 화웨이의 통신 칩 등도 만든다. 주요 부품 조달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앞서 애플도 ‘아이폰12’ 시리즈 출시 연기를 공식화했다. 지난 30일(현지시각) 루카 마에스트리 애플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9월 말부터 신규 아이폰 판매를 시작했지만, 올해는 기존보다 몇 주 후에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인 이유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보고 있다. 아이폰을 위탁생산하는 폭스콘 등이 한동안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재개 이후에도 가동률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빅3’ 가운데 2개 업체의 일정이 밀리면서, 삼성전자는 홀로 시장에 뛰어든다. 삼성전자는 오는 5일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폴드2’ 등을 공개한다. 출시는 각각 8월, 9월로 예정됐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3분기에 단독으로 신제품을 판매하면 장단점이 있다. 부동층을 끌어올 수 있는 선점 효과는 긍정적”이라면서 “애플, 화웨이의 마케팅이 동반되면 시장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데 삼성 독자적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