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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경영난’ 한상혁 방통위원장, 카드 꺼냈다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지상파 경영난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지상파 방송은 214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률은 –5.1%로 최악이다. 광고시장 점유율은 2015년 55%에서 지난해 36.7%로 급감했으며, 지난해 방송광고매출만 2008억원 줄었다.

위기에 놓인 지상파를 놓고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 한상혁 위원장은 당근책을 꺼냈다. 수신료 인상과 중간광고 허용에 힘을 쏟겠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여야정쟁 이슈인 만큼, 매번 국회 문턱을 제대로 넘지 못하고 좌초됐으나, 이번에는 여대야소 국회 상황인 만큼 정부 의지를 더해 과거와는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다.

20일 한 위원장은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5기 방통위 최우선 정책 중 하나라 지상파 지원책을 꼽으며, 그동안 지상파가 요구해 온 수신료 인상과 중간광고 허용을 정책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날 우상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지상파 중간광고와 수신료 인상 등 그동안 눈치 보며 머뭇거려온 이슈를 꺼내야 한다. 매체 간 균형 발전의 경우, 뉴미디어 활성화 방향에서 지상파 정책을 우선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한 위원장은 “같은 생각이며, (지상파) 재원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재원구조를 다시 생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우 의원이 지상파 중간광고와 수신료 인상 등 지상파 지원책을 최우선 과제로 진행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한 위원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동안 정권을 불문하고 정부와 여당이 수신료를 인상하려고 하면, 야당은 이를 반대해 왔다. 이 과정에서 KBS 수신료는 40년째 2500원에 머물러 있다. 수신료 현실화는 언제나 도마 위에 올랐지만,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묵은 과제로 남아있다. 이에 지난 1일 양승동 KBS 사장은 경영혁신안을 발표하며, 현재 45% 안팎인 수신료 비중을 전체 재원의 70% 이상으로 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올해 하반기 수신료 현실화 추진단도 출범할 계획이다.

중간광고도 지상파에서 수년간 요구해 온 사항이다. 지상파 광고매출이 크게 줄어들면서, 종편처럼 중간광고를 허용해달라는 내용이다. 현재 지상파는 주요 방송에 대해 2~3부로 쪼개 유사 중간광고 편법을 시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접근하지 못한 지상파의 현주소에 대한 일침도 나왔다. 특히, 지상파 UHD 실패의 뼈아픈 지적이 이어졌다. 2017년 5월말 주파수 기반 세계최초 지상파UHD 방송이 시작됐지만, 광고매출 감소와 경영난을 이유로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지난해 제시된 편성비율 15%도 준수되지 않았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미디어환경이 급변하면서, 그 환경에 적극 대처하겠다고 했지만 기존 레거시 미디어에 너무 집착하고 있다”며 “과감하게 털 건 털어야 한다. 시청자는 종편과 지상파를 구분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지상파 직접 수신 가구는 2.6%밖에 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이어 “비용부담이 큰 지상파를 유지해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위원장은 “방송 어려움은 오래전부터 예고된 문제로, 중장기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발언했다. 이에 변 의원은 중장기 정책으로 접근하면 빠르게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 대응할 시기를 놓칠 수 있는 만큼 속도감을 강조했다.

UHD와 관련해 변 의원은 “전송할 수 있는 망을 구축해봐야 아무도 보지 않는다. 제작과 편성은 하되, 전송은 하지 말아야 한다”며 “(지상파 UHD 허가를) 다 취소시켜야 한다. 지상파 일반 직접 수신율도 낮은데, UHD를 한다고 지상파를 통해 보겠느냐”고 비판했다.

한 위원장은 “7월말까지 미흡하나마 대책을 발표하려고 한다”며 “망을 구축하는 것까지는 진행하고, 그 위에 어떤 정책을 진행할 지는 사업자와 논의하겠다”고 전했다.

<최민지 기자>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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