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코로나19로 집에서 넷플릭스·왓챠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이와 함께 특수를 맞은 제품은 ‘가정용 프로젝터’다. 영화관을 가지 못한 사람들이 집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한 홈시네마를 즐기기 때문이다. 여름 휴가철에도 이러한 기조를 이어간다. 국내 캠핑족이 증가하면서 ‘미니빔 프로젝터’ 역시 인기를 얻고 있다.
16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프로젝터와 같은 소형가전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더 활발하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 5~6월 간 프로젝터·스크린 판매가 39%, 프로젝터 램프는 87% 판매 신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가를 즐기는 풍경이 바뀐 영향이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진 소비자들은 사람이 많이 모이는 장소보다 집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시간을 보낸다. 야외로 나가서도 타인과 접촉을 줄이고 가까운 사람들끼리 시간을 보내는 캠핑·차박도 트렌드다. 이러한 여가 시간을 풍부하게 만들어주는 게 넷플릭스 등 OTT 콘텐츠와 영화 등이고, 프로젝터가 그 수단이 된다.
프로젝터는 작은 크기에도 100인치 가까운 화면을 만들어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영화관 감성’을 살릴 수 있다. 대부분 프로젝터가 어두운 환경에서만 선명했던 것과 달리 최근 일부 제품은 밝은 실내 환경에서도 또렷한 영상을 비추도록 만들었다. 가령 3000루멘은 촛불 3000개를 동시에 켠 밝기다.
다만 제조사마다 밝기를 표현하는 단위에 차이가 있어 구분이 필요하다. LG시네빔 레이저4K의 경우 밝기는 2700안시루멘이라고 밝힌 반면, 엡손 가정용 프로젝터 EH-TW7100은 3000루멘이라고 설명한다. 안시루멘과 루멘은 동일한 단위지만 직접 측정되는 빛(루멘)과 스크린에 반사된 빛(안시루멘) 등 측정방법에 따라 달라진다.
또 스크린 크기 확보를 위해 기존엔 3~4m 거리가 필요했던 투사형 프로젝터가 대다수였지만 벽과 10~20cm 거리에서도 100인치 스크린을 띄울 수 있는 초단초점 프로젝터들이 등장했다. 가격은 투사형보다 좀 더 높은 편이지만 공간 활용성이 높아 소비자들이 더 선호한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LG전자·한국엡손 등은 1인 가구 등 소형가구 중심으로 일부 소비자들은 프로젝터를 TV대체용으로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TV 시청 시간이 평소에 많지 않고 특정 콘텐츠를 즐겨보는 경우 TV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대형화면을 즐길 수 있다는 이유다. 물론 화질 자체가 TV와는 전혀 다르지만 스크린에 비치는 감성적 분위기도 고려 부분이 될 수 있다.
엡손 관계자는 “밝기가 너무 높으면 오히려 화면 검정색이 선명히 드러나지 않아 루멘 수가 무조건 높을수록 좋은 건 아니고, 명암비 등도 함께 고려해야한다”며 “가정용은 종합적인 선명도에 집중하고, 여행에서 쓰는 포터블 프로젝터는 배터리 시간이나 휴대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프로젝터를 주로 사용하던 회의실이나 교실에선 문제 없었지만 활용처가 다양해지면서 주의해야할 점도 생겼다. 기름이 낀 연기 및 그을음이 천장·벽걸이·보드스탠드에 설치한 프로젝터를 지나치면 금속 고정장치를 망가뜨릴 수 있다. 가정이나 고깃집 등에서 요리할 때 특히 위험한 셈이다. 일본에서는 콘서트 현장에선 이벤트 연출을 위해 스모그를 뿌리다가 프로젝터가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엡손은 “위험환경에서 엡손 프로젝터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에게는 무상점검 서비스를 제공하며, 신청은 엡손 고객지원센터를 통해 가능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