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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통법 동상이몽…장려금 규제에 SKT ‘찬’ KT·LGU+ ‘반’

권하영

[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온라인·집단상가에 집중된 장려금 정책, 일부 제한해야 한다.”(최상국 SK텔레콤 경쟁제도팀장) vs. “장려금은 사업자들의 자율적인 영역, 존중해줬으면.”(이철호 KT 무선시장팀장)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하 단통법) 개선방향을 둘러싼 통신3사의 입장차가 벌어졌다. 단통법 핵심쟁점으로 꼽힌 장려금규제 도입과 관련해 SK텔레콤만 유일하게 찬성표를 던지면서다. KT와 LG유플러스는 사업자의 자율영역을 지켜달라고 읍소했다. 통신3사는 물론 유통망과 전문가들의 의견도 첨예하게 갈렸다.

10일 서울 전국은행연합회에서 단통법 제도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학술토론회가 서강대학교 ICT법경제연구소 주최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는 올해 2월 출범 이후 단통법 개선을 추진해온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개선 협의회’(이하 협의회)의 주요안건을 발표하고 참여자별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협의회의 핵심안건 중 하나는 장려금 차별해소를 위한 규제도입 여부다. 판매장려금은 본래 통신사가 대리·판매점에 지급하는 리베이트다. 하지만 단통법상 유통망의 지원금 상향이 어려워진 후부터는 일부 판매자들이 자기 몫의 리베이트를 소비자에게 불법지원금으로 지급해 ‘호갱’을 낳는 부작용으로 작용해왔다.

이에 협의회는 ▲유통망 추가지원금 상한(공시지원금의 15%)을 없애되, 장려금을 공시지원금과 연동해 지급함으로써 이용자 차별을 없애자는 취지의 ‘장려금 연동제’ ▲통신사가 유통채널간 또는 대리점간에 지급하는 장려금의 합리적 상한 폭을 정하고, 이를 넘어설 경우 규제하는 ‘장려금 차등제’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통신3사는 그러나 장려금규제 도입을 두고 SK텔레콤 대 KT와 LG유플러스로 나뉘어 이견을 보였다. SK텔레콤은 장려금규제의 전반적인 필요성에 공감하되 세부적인 방향으로는 장려금 차등제에 찬성 입장을 내비쳤다. 반면 KT와 LG유플러스는 장려금 연동제는 물론 차등제에도 일관되게 반대를 시사하고 있다.

최상국 SK텔레콤 경쟁제도팀장은 “장려금 규제 찬성을 발표한 곳이 SK텔레콤으로, 채널간 차등을 제한하는 측면에서 찬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통망 양극화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고, 온라인이나 집단상가에 장려금 정책이 집중되면서 불균형이 발생했다”며 “이 부분을 해소하려면 채널간 차등을 일부 제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공시지원금 제도와 관련해서는 사업자의 자율적 영역에 맡겨달라고 주장했다. 최 팀자은 “단통법 이후 통신사들의 지원금은 증가했고 요금할인율 늘었다”면서 “공시지원금 측면은 사업자 자유에 맡겼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금까지 반복적으로 불거진 시장과열에 대해선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KT와 LG유플러스는 장려금규제와 관련해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이철호 KT 무선시장팀장은 “공시지원금과 마찬가지로 장려금도 통신사와 유통점들 간의 자율적 영역이라고 봐야 한다”이라며 “이미 단통법상 이용자 차별이 금지돼 있는데 여기서 장려금까지 규제하는 것은 사업자의 자율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팀장은 “온라인 특수채널이나 뽐뿌·밴드 등 게릴라성으로 나타나는 불법보조금에 과도하게 많은 장려금이 쓰이는 문제는 저희도 원치 않는다”면서 “이를 막으려면 플랫폼을 운영하는 온라인 사업자, 즉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기업의 도움도 필요한데 이들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일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한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용우 LG유플러스 공정경쟁팀장은 “장려금규제와 관련해 도매규제를 강화하자는 얘기가 있었는데, 사실 소매단에서 발생하는 위법행위까지 통신사가 처벌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또한 장려금규제는 결국 장려금이 불법지원금으로 쓰인다는 전제에서 출발하는 건데, 마냥 그렇게 볼 수도 없다”고 의견을 보탰다.

그러나 장려금규제와 관련해 통신3사를 제외하면 이번 협의회 참여자 대부분이 찬성하고 있다. 이종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 이사는 “이용자 차별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단통법의 생존이 우려되는 상황으로, 장려금 차별을 금지하도록 법으로 규정해야 한다”면서 “차등제와 연동제를 병합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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