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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서 상폐된 코스모 코인, 업비트에서 팔아야한다? 투자자 ‘피해 가중’

박현영

/출처=코스모체인 홈페이지
/출처=코스모체인 홈페이지

[디지털데일리 박현영기자]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가 코스모체인의 암호화폐 코스모코인(코즘, COSM)을 상장 폐지한 가운데, 일정 기간 안에 업비트에서 코즘을 출금해야 하는 투자자들이 난처한 상황을 겪고 있다. 코즘을 다른 다른 거래소로 이동시킬 수 없어 사실상 업비트에서 코즘을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상장 폐지 이후 코즘 가격이 약 40% 가까이 폭락한 탓에 투자자 피해는 더 커질 전망이다.

업비트는 지난 7일 “코스모코인(코즘, COSM)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고 공지했다. 코스모체인이 투자자에게 발행 사실을 공시하지 않고 약 4억 5000만개의 코즘을 추가 발행한 게 주된 상장 폐지사유다. 지난달 29일 코스모체인이 스핀프로토콜 인수와 함께 새로운 코즘(COSM)을 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기존 코즘이 공시 없이 발행된 사실도 드러났다. 신뢰도는 떨어졌고 코즘을 상장한 거래소들은 코즘을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유의 종목 지정에 이어 상장 폐지를 결정한 업비트는 “거래 지원 종료 공지 후 30일 간 코즘의 출금을 지원한다”며 투자자들에게 “오는 8월 5일까지 코즘을 출금하라”고 당부했다. 따라서 업비트에 코즘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빠른 시일 내에 코즘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거래소에서 암호화폐를 출금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개인용 암호화폐 지갑으로 옮기거나 다른 거래소로 옮겨야 한다.

현재 코즘은 카카오톡 암호화폐 지갑 클립(Klip), 비트베리, 노바월랫으로 옮길 수 있다. 클립은 지난 1일 코스모체인의 발행량 조작에 대해 “코스모체인의 상황 및 향후 진행 과정을 면밀히 검토한 후 필요한 조치를 판단하겠다”며 “별도의 추가 공지가 있기 전까지는 기존 코즘의 보관 및 전송 기능은 정상 제공한다”고 밝혔다. 비트베리와 노바월렛은 특별한 공지 없이 코즘 보관 및 전송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거래소에 있는 코즘을 개인용 암호화폐 지갑으로 옮기는 것은 단순 보관의 성격만 지닌다. 코즘을 장기 투자 자산으로 보유하는 게 아니라면 거래소에서 코즘을 처분해야 한다. 즉 상장 폐지를 결정한 업비트에서 코즘을 처분하거나 다른 거래소로 코즘을 옮겨서 팔아야 한다.

업비트 외 코즘을 상장한 거래소는 국내 거래소 빗썸과 지닥, 해외 거래소 비트렉스다. 빗썸 역시 이번 발행량 조작 사건으로 코즘을 유의종목으로 지정한 상태다. 유의종목으로 지정된 암호화폐는 다른 거래소에서 입금하는 게 불가능하다.

비트렉스는 별 다른 공지를 올리지는 않았으나 코즘의 지갑 생성을 막았다. 업비트에 있는 코즘을 비트렉스로 입금하려면 비트렉스에서 코즘 지갑이 생성되어야 하는데, 사실상 비트렉스로 코즘을 입금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현재 비트렉스에 코즘을 입금할 수 없다./출처=비트렉스 앱 캡처
현재 비트렉스에 코즘을 입금할 수 없다./출처=비트렉스 앱 캡처

업비트에서 지닥으로 코즘을 보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지닥에서는 코즘 거래량이 0원이다. 코즘을 사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없다는 의미다.

지닥에서는 코즘 거래량이 0원이다./출처=지닥 홈페이지 캡처
지닥에서는 코즘 거래량이 0원이다./출처=지닥 홈페이지 캡처

결국 업비트에서 코즘을 보유 중인 투자자들은 업비트에서만 코즘을 처분할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상장 폐지를 결정한 거래소에서 코즘을 팔아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의 혼란도 가중되고 있다. 상장 폐지 공지 이후 코즘 가격이 약 40% 가까이 떨어진 탓에 피해 규모도 커지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자 코스모체인은 소통 채널을 닫았다. 주요 소통 채널이었던 텔레그램 방은 “정상화 전까지 잠시 닫겠다”며 채팅을 막았다. 카카오톡 방도 비밀번호를 바꿨다.

코스모체인 측은 “코스모체인은 업비트 거래 종료 공지 이후에도 문제 해결을 위해 약속한 모든 내용을 이행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도 사업 계획을 예정대로 진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현영기자> hyu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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