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기자] 애플이 맥·데스크톱 등 PC에 자체 반도체 칩을 탑재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2005년부터 15년간 인텔 칩을 탑재해왔지만 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의미다. 아이폰, 아이패드, 애플워치 등에 이어 자체 칩 탑재 범위를 맥까지 확대해 독자적 생태계를 강화한다.
애플은 22일(현지시간) 온라인으로 진행된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20’ 기조연설에서 연말 출시되는 맥부터는 애플이 자체 칩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맥에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라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칩 명칭은 ‘애플 실리콘’이다.
쿡 CEO는 “실리콘은 우리 하드웨어의 심장"이라면서 "세계적인 수준의 실리콘 설계팀을 갖추고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의 칩 개발 그룹을 담당한 조니 루지 애플 하드웨어 기술 부사장은 “데스크톱PC는 성능이 높지만 전력 소모가 높고 노트북은 전력 효율성이 높지만 성능이 낮다”며 “애플 자체 칩을 탑재한 맥은 전력 효율성과 성능 면에서 모두 뛰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체 칩을 탑재한 맥 제품을 처음 선보이는 시기는 올해 말이다. 애플은 인텔 제품을 모두 정리하고 자체 칩으로 전환하는 기간으로 2년을 예상했다. 한 번에 전환되는 과정이 아닌 만큼 인텔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도 함께 개발 중이라고 전했다.
애플은 또 이날 맥 전용 운영체제(OS) ‘빅 서(Big Sur)’를 발표했다. 시연용으로 공개한 빅 서의 모든 기본 어플리케이션(앱)은 애플의 자체 개발 칩에 맞춰 다시 만들어졌다. 크레이그 페더리기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수석부사장은 “인텔 기반 컴퓨터 기존 앱의 대다수는 며칠 안에 작동하도록 수정할 수 있다”며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피스를, 어도비는 포토샵·프리미어 등 주요 프로그램을 애플 전용 칩용으로 변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애플은 효율성·성능 향상을 위해 2005년 파워PC 프로세서에서 인텔 칩으로 전환한 바 있다. 인텔 칩은 애플 맥이 윈도 컴퓨터를 따라잡는 데 기여했다. 인텔 의존도가 높아지는 문제 해결을 위해 애플은 2012년부터 이미 독자 칩으로의 전환을 검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