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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2위 탈환하고 IPO 흥행까지?…현대HCN M&A 시너지 누가 높을까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현대HCN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이어 조만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현대HCN의 분할심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SK텔레콤, KT스카이라이프, LG유플러스 등 통신3 그룹이 모두 인수합병(M&A)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성사시 시너지 효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가입자 증가에 따른 매출, 이익 증가 및 결합상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상대적으로 부족한 지역에서의 커버리지 확대, 더 나아가서는 기업가치 증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KT스카이라이프 앞세운 KT, 현대HCN 인수로 1위 굳힐까

유료방송 1위 KT는 위성방송 자회사 KT스카이라이프를 내세웠다. KT가 직접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시장 1위 사업자로서 규제기관의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을 M&A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KT스카이라이프는 IPTV 결합상품이었던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 이후 별다른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모멘텀 마련이 절실하다.

하지만 케이블TV 인수합병이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KT스카이라이프는 양방향 네트워크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지만 현대HCN을 인수합병 하지 않아도 KT의 다양한 통신서비스들과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다만, KT 그룹 차원에서 현대HCN의 의미는 유료방송 1위 지속 유지라는 큰 명제가 있다.

현재 KT그룹은 2019년 하반기 정부 통계 기준으로 KT 738만, KT스카이라이프 321만으로 총 1059만명의 유료방송 가입자로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티브로드를 합병한 SK브로드밴드(812만)가 현대HCN(133만)과 딜라이브(200만)을 동시에 M&A 할 경우 유료방송 1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현재 남아있는 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는 딜라이브, 현대HCN, CMB 등 3곳이다.

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굳히기 위해서는 3곳 MSO 중 한 곳은 가져와야 한다. 그동안 KT는 오랫동안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해왔지만 딜라이브와 M&A 논의는 더이상 활발하지 않다. 강성인 노조와 재무건전성 등을 감안할 때 기왕 한 곳의 MSO를 인수해야 한다면 현대HCN가 제격이다.

문제는 규제기관의 심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위성방송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시장 1위 사업자가 또 다른 유료방송 플랫폼 케이블TV를 인수하게 할지는 미지수다.

◆SKT, 현대HCN 인수로 유료방송 2위 탈환에 시장 1위 위협

SK텔레콤은 이번 현대HCN 인수전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시장 1위로 향한 의지나 자금력 측면에서 가장 유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티브로드를 합병했지만 현재 LG유플러스에 뒤진 시장 3위 사업자이다. 추가적인 M&A 이유는 적지 않다. 1위를 뒤쫓아야 할 판에 3위 사업자 지위는 걸맞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작년부터 현대HCN M&A에 가장 많은 관심과 공을 들인 사업자가 SK텔레콤이다.

현대HCN을 M&A 함으로써 다시 시장 2위 사업자로 올라설수 있고 또 한번의 M&A를 통해 1위 KT를 제칠 수 있는 여지도 갖게 된다.

또한 SK텔레콤은 당초 올해 SK브로드밴드의 기업공개(IPO)를 계획했지만 코로나19 여파로 1년가량 연기하기로 했다.

보수적으로 현대HCN의 매각작업이 마무리되는 시기는 내년 1분기로 예상되고 있다. SK텔레콤 입장에서는 지금보다 큰 규모의 SK브로드밴드를 상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시장 2위 탈환 및 IPO의 흥행까지 기대할 수 있다. 유무형의 효과를 감안하면 SK텔레콤이 주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LGU+ 가능성 낮지만 그룹 의사결정이 변수

LG유플러스는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케이블TV 1위 LG헬로비전(옛 CJ헬로) 인수에 적지않은 비용을 치뤘다. 자금여력이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물론 LG그룹 전체적으로 어떠한 의사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변수가 될 수 있다. LG헬로비전 인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취임과 함께 사업재편 과정에서 이뤄진 대형 M&A다. 통신방송 서비스 대부분에서 3위 였던 LG유플러스가 성장하는 시장에서 2위로 올라선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크다. 시장 2위 등극 1년만에 다시 3위로 내려앉는 것에 대해 그룹차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LG유플러스가 다시 한번 큰 손으로 등장할 수 있다.

가격이 문제지만 유료방송 시장은 당분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또 한번 과감한 투자를 이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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