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애플이 흔들렸다. 국내 협력사도 마찬가지다. 1분기는 중저가 모델 ‘아이폰SE’ 덕분에 충격이 덜 했다. 하반기 신모델 부품 공급이 시작되는 2분기는 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1분기 애플 공장 가동률은 20%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모바일기기(HPP) 공장은 73.3%다. 전년동기(89.3%)보다 떨어졌지만, 애플 대비 피해가 적었다.
애플 아이폰은 90% 이상 중국에서 생산된다. 아이폰 제조를 맡는 대만 폭스콘, 페가트론 등은 우한 등 중국 전역에 부품 및 조립공장을 두고 있다. 코로나19 직격탄이 불가피했다.
유통 역시 차질을 겪었다. 애플 회계연도 2020년 2분기(1~3월) 아이폰 매출액(289억6200만달러)은 전년동기대비 6.7% 감소했다. 공장이 잇따라 가동 재개했으나 정상화까지는 아직이다.
국내 애플 협력사로는 LG이노텍, 비에이치, 덕우전자, 아이티엠반도체 등이 있다. 각각 카메라모듈, 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브라켓·스티프너(카메라모듈 부품), 배터리 보호회로를 제공한다.
이들 업체는 2분기가 문제다. 부품은 한 분기 먼저 납품된다. 1분기는 아이폰SE 물량으로 부진을 최소화했다. 2분기부터는 하반기 출시예정인 ‘아이폰12’ 부품 공급이 이뤄진다. 애플은 아이폰12 생산량을 20% 감축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공장을 작년처럼 돌릴 수는 없을 것이다. 물량을 줄이는 이유”라며 “아이폰12 시리즈는 아이폰11보다 가격을 낮출 것으로 관측된다. 부품사와의 단가 계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완제품 가격을 내리기 위해 원가 절감은 필수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상대적으로 밝다. 중국 시장 회복세가 가파르고, 아이폰 생산을 대행하는 페가트론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중국 외 공장을 가동하는 덕분이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2 초도물량은 축소될 가능성이 높지만, 향후 시장이 회복되면 생산량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이 화웨이를 대상으로 반도체 수출규제에 나서면서 스마트폰 시장은 새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화웨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수급 이슈로 스마트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중국 보복 조치 대상은 애플이 될 것’과 ‘화웨이 제재로 애플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의견이 나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