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C가 반도체 핵심소재 국산화에 나선다. 일본의존도가 높은 블랭크마스크가 대상이다.
26일 SKC(대표 이완재)는 충남 천안공장에서 하이엔드급 블랭크마스크 고객사 인증용 시제품을 생산했다고 밝혔다. 테스트를 마치고, 연내 상업화가 목표다.
SKC는 430억원을 투자, 지난해 4월 해당 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같은 해 12월 완공, 양산 준비를 이어왔다. SKC는 천안공장 내 반도체 소재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이다.
블랭크마스크는 반도체 노광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 원재료다. 블랭크마스크는 석영(쿼츠) 위에 금속막과 감광막을 도포해 만들고, 여기에 회로패턴을 형상화하면 포토마스크가 된다. 노광공정은 실리콘웨이퍼에 포토마스크를 올리고, 빛을 쏘아 회로를 새기는 과정이다.
블랭크마스크 시장은 성장세다. 공정 미세화에 따른 마스크 사용량이 증가한 덕분이다. SKC 자체 조사에 따르면 2018년 80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1조3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매년 7% 성장하는 수준이다.
시장 리더는 일본 업체들이다. 호야, 신에츠 등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극자외선(EUV)용은 호야가 독점하고 있다. EUV 공정을 도입한 삼성전자, TSMC 등도 호야의 마스크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EUV 활용도가 높아질 예정이어서, 대체 업체가 필수다.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 수출규제 이슈가 있던 만큼 국산화가 시급한 분야이기도 했다.
SKC는 그동안 축적한 기술로 블랭크마스크 사업에 뛰어들었다. 진공증착 기술 및 초청정 무진 관리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에스앤에스텍 등이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SKC는 일반용 제품을 넘어서, EUV용 등 하이엔드급 블랭크마스크 공급에 집중할 방침이다.
SKC 관계자는 “천안에 마련한 SKC 반도체 소재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반도체 사업을 고도화하고, 국산화율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SK그룹은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진행하고 있다. 반도체 제조사 SK하이닉스를 지원사격하는 차원이다. SKC를 비롯해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도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원재료인 실리콘웨이퍼를 공급하는 업체다. 웨이퍼는 신에츠, 섬코 등 일본 업체가 시장 절반을 차지하는 분야다.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고순도 불화수소 개발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금호석유화학 포토레지스트(감광액) 사업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로써 SK그룹은 웨이퍼,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블랭크마스크 등 반도체 핵심소재를 자체 소화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