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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韓 무비자 중단·격리…삼성·LG, 글로벌 생산 ‘코로나19’ 후폭풍

윤상호
- 라인 구축 및 안정화, 국내 노하우 전수 차질…신제품 생산 지연 불가피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이 해외 사업 발목을 잡기에 이르렀다. 설비 투자와 생산 등의 차질이 우려된다. 3월3일 오전 9시 기준 우리나라 국민의 입국을 막거나 검역을 강화한 국가는 87개국이다. 특히 베트남과 관계가 흔들리고 있다.

3일 외교부에 따르면 베트남은 지난 2월29일부터 우리 국민에 대한 비자 면제 조치를 중단했다. 입국 전 14일 이내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격리조치를 취한다. 베트남에서 격리를 당하지 않으려면 2주 전 한국에서 나가 타국에 머무르다 입국을 해야 하는 셈이다. 베트남 여행뿐 아니라 출장 차질이 불가피하다.

베트남에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LG전자 LG이노텍 등의 생산기지가 있다. 베트남은 중국 외 생산지 다변화로 가장 주목을 받는 국가다. 또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아세안 소속이라는 점이 매력이다.

삼성전자는 베트남에서 ▲TV ▲생활가전 ▲스마트폰 등 주요 완제품을 생산한다. 글로벌 최대 생산기지다. 베트남 전체 수출의 20% 이상을 삼성전자가 담당한다. 삼성전자 동남아시아 최대 연구개발(R&D)센터도 베트남에 들어선다. 지난 2월 착공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터치일체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라인 증설, 접는(Foldable, 폴더블) 디스플레이 모듈 라인 구축 등 베트남 비중을 늘리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휴대폰 생산을 접었다. 국내 라인은 베트남으로 옮겼다. LG이노텍은 카메라모듈 등을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 진출 비중도 높다. 이들은 완제품 생태계 대부분을 베트남에 구축했다.

신제품 생산은 라인 구축과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다. 국내 기업은 거의 국내에서 작업 과정을 확정하고 해외 생산시설에 전파하는 전략을 취한다. 라인 구축에 들어가는 장비와 노하우 등은 국내 경쟁력 유지 핵심이다.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곳이 삼성디스플레이 증설로 보이는 이유다. 삼성전자 LG전자 신제품 생산도 계획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숙련공 육성 시간이 길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수율과 생산량은 매출 및 손익과 직결한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 인력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하지만 베트남 출입국 차질은 신규 제품 생산과 R&D 등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라고 전망했다. 이와 함께 “출장 가 있는 인력의 복귀와 비자 연장 등도 문제”라며 “일단 본사 출장 최소화와 화상회의 등 원격 협업 등으로 대체하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정부와 기업이 베트남 정부와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격리기간 단축 또는 진단 공유 등 국내 기업인의 출장 차질을 최소화 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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