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정부, “ESS 화재원인 배터리 추정”…LG화학·삼성SDI, ‘부글부글’(종합)

윤상호
6일 ESS 화재사고 조사단 공동단장 숭실대학교 김재철 교수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조사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6일 ESS 화재사고 조사단 공동단장 숭실대학교 김재철 교수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조사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 ESS 조사단, “운용사 탓 아니라 배터리 탓”…LG화학·삼성SDI, “조사 방식 문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정부가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원인을 배터리로 꼽았다. LG화학과 삼성SDI는 반발했다. 제조사는 사고 재연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정부도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배터리가 원인인 것은 맞지만 추정이라 제조사 탓이라고 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조사 대상 배터리가 타버렸기 때문이다. 재연은 실험장비가 없어서 못했다고 했다. 대책은 배터리 충전율을 낮추는 것. 100% 충전하면 위험하니 80~90%로 충전율을 제한키로 했다.

6일 ESS 화재사고 조사단은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작년 8월 이후 발생한 ESS 화재사고 5건 원인조사 브리핑을 가졌다.

조사 대상은 2019년 8월부터 10월까지 화재 5건이다. ▲충남 예산(8월30일) ▲강원 평창(9월24일) ▲경북 군위(9월29일) ▲경남 하동(10월21일) ▲경남 김해(10월27일)에서 일어났다. LG화학 배터리는 3곳에 들어갔다. ▲충남 예산 ▲경북 군위 ▲경남 하동이다. 삼성SDI 배터리는 2곳에 채용했다. ▲강원 평창 ▲경남 김해다.

공동 단장 숭실대학교 김재철 교수는 “▲충남 예산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김해는 유사 또는 동일사업장에서 발화지점과 유사한 방전 후 저전압, 큰 전압편차를 보인 배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배터리 이상을 화재원인으로 추정했다”라며 “경남 하동은 노출된 가압 충전부에 외부 이물이 접촉해 화재가 발생된 것으로 추정했다”라고 밝혔다.

또 “높은 충전율 조건 거의 95% 이상으로 운영하는 배터리 운영 방식과 배터리 이상 현상이 결합해 화재가 났다고 추정했다”라며 “충전율을 낮춰 운전하거나 배터리 유지관리를 강화하면 화재 예방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책은 충전율 제한이다. 옥외 ESS는 90% 옥내 ESS는 80%로 내린다. ESS 옥외 이전비용을 지원한다.

산업부 문동민 자원산업정책관은 “충전율을 낮추는 효과가 있으면서 업계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상반기 중 재생에너지 연계용 ESS 운영기준 및 특례요금 개편방안을 마련하겠다”라고 전했다.

LG화학과 삼성SDI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번 조사 한계를 비판했다. 이번 조사는 화재가 났던 배터리를 분석하지 못했다. 재연도 하지 못했다. 배터리 제조사 책임으로 굳어질 경우 LG화학과 삼성SDI는 막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양사는 이미 안전대책 등으로 5000억원 이상 집행했다.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까지 져야할 위기다.

LG화학 신영준 ESS전지사업부장은 “조사 목적과 과정에 대해 존중한다”라며 “딱 잘라서 책임소재를 나누기 어렵다. 2017년 난징공장 제조 배터리 교체도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것”라고 비판했다. 삼성SDI 임영호 부사장은 “ESS 생태계를 살리기 위해 우리가 어떻게 협력하겠다는 것 위주로 말하고 있지만 열화와 안전성은 관련 없다는 입장을 초지일관 계속 설명하고 있다”라고 분개했다.

김 교수도 “우리나라에 재연시험을 할 수 있는 사이트가 없다”라며 “해외에서 화재가 나지 않은 것은 우리와 다르게 운영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 발 물러섰다. 그러나 운용사 잘못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1차 조사 때는 배터리 제조사보다 ESS 구축 및 운용사 책임을 강조했다. 김 교수는 “조사대상 5곳 중 4곳은 공동이행조치를 다 취했다. 평창은 하는 도중에 났다”라며 “주어진 임무에서 봤을 때 운영사의 잘못은 크게 보이지 않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SDI에 이어 LG화학도 자체 대응책 시행에 착수했다. 2000~3000억원이 들 전망이다. LG화학은 2017년 난징공장에서 제조한 배터리를 적용한 ESS 사이트 배터리를 전량 교체한다. 250곳이다. 특수소화시스템을 순차 적용한다. 400여곳이 대상이다. UL9540A 유닛레벨 테스트 기준을 충족했다. 설치업체 교육과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를 실시한다. 삼성SDI는 올해 안에 특수 소화시스템 설치를 마친다. 안전장치 구축 등에 2000억원을 투입한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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