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기업들, 다시 인도계 CEO 전성시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최근 IBM의 새 수장이 된 아르빈드 크리슈나 신임 CEO를 비롯해 인도계 CEO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IBM의 경우, 청색 슈트와 회색 와이셔츠를 착용한 백인 중심의 조직 문화 이미지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인도계 출신이 CEO에 올랐다.
인도명문대인 인도공과대학(IIT)을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와 일리노이 대학 컴퓨터 공학 박사 학위를 받은 크리슈나 CEO는 1990년 IBM에 입사한 이후 줄곧 IBM에서만 일해 왔다. 올해 57세인 그는 데이터 관련 비즈니스부터 시스템&기술그룹의 개발과 제조, 최근까지 클라우드와 보안, 인지컴퓨팅 연구 등을 총괄했다.
크리슈나 IBM 신임 CEO 이외에도 글로벌 IT업계를 주도하는 미국 IT업체에는 이미 인도계 CEO들의 눈부신 활약이 돋보인다.
대표적인 인물이 2004년 구글에 입사해 2015년 CEO가 됐으며, 4년 만에 다시 지주사 알파벳의 CEO를 맡은 순다르 피차이다. 올해 48세의 피차이 역시 인도공과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인재로 구글 맵과 웹브라우저 크롬,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 등을 세계 1위 자리로 올려놨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도 대표적인 인도계 CEO다. 인도 마니팔 공과대학에서 전기공학 학사를 받고 미국 위스콘신 밀워키 대학에서 석사는 받은 그는 빌 게이츠, 스티브 발머의 뒤를 잇는 MS의 3번째 CEO다. 1992년 MS에 입사한 나델라 CEO는 22년 만인 2014년 수장에 올랐다.
올해 52세인 나델라 CEO는 위기에 봉착한 MS를 기사회생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클라우드 퍼스트’로 기업의 슬로건을 바꾸고 최근 관련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의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특히 지난해 AWS를 제치고 미 국방부의 제다이(JEDI, 합동 방어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클라우드 업계에서의 위상을 높였다.
이밖에 포토샵으로 잘 알려진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어도비의 수장 역시 인도 출신의 샨타누 나라옌 CEO다. 인도 오스마니아 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이후 미국 올라 볼링 그린 오하이오 주립대학에서 컴퓨터 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애플, 실리콘그래픽스 등을 거쳐 1998년 어도비에 합류했다.
2007년 어도비 CEO 자리에 오른 그는 2012년 어도비의 주요 소프트웨어를 모두 클라우드 기반 구독 서비스로 바꾸는 한편 디지털 마케팅 분야를 회사의 또 다른 핵심축으로 키우고 있다.
라지브 수리 노키아 CEO와 제이슈리 울랄 아리스타네트웍스 CEO, 니케시 아로라 팔로알토네트웍스 CEO 등도 글로벌 IT업계에서 활약하는 대표적인 인도계 수장이다. 디라즈 판데이 뉴타닉스 CEO와 같이 인도계 출신이 설립한 IT업체도 많아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같은 인도계 CEO의 활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13억명을 웃도는 인구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개인의 경쟁력이 중요한데, 이미 인도에서부터 극한 경쟁을 경험하며 체질적으로 이를 습득할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또, 어려서부터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 속에서 길러온 적응력과 팀워크, 리더십 등이 미국 IT업계에서 이들이 능력을 발휘하는 배경이 됐다. ‘영어’ 사용이 일반적인 환경도 인도 출신 지도자들의 경쟁력이다. 한때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에선 영어 사용이 일반적이며, 수백~수천개의 각기 다른 언어와 방언이 존재하는 만큼 공식 행사에선 영어 사용이 권장되고 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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