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에이디테크놀로지(이하 ADT)가 삼성전자와 협력한다. 양사는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에서 힘을 합친다. ADT는 삼성전자의 TSMC 추격을 지원 사격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ADT는 TSMC와의 가치사슬협력자(VCA) 계약을 내년 3월16일 해지한다. VCA는 계약 상대와의 가격 및 생산 협상과정에서 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다. 대신 삼성전자와 VCA 계약을 앞두고 있다.
ADT는 ‘칩리스’ 회사다. 직접 반도체를 설계, 파운드리에 생산을 위탁한다. 이후 패키징, 테스트 공정 등도 외주 업체에 맡긴다. 전 과정을 담당, 최종 고객사에게 납품하는 구조다. 그동안 ADT는 TSMC를 통해 SK하이닉스 등에 메모리 컨트롤러를 공급해왔다. 이 제품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모바일용 표준 저장장치(UFG) 등을 제어한다.
다만 TSMC는 8개의 VCA를 보유하고 있다. 파이를 나눠야 한다는 의미다. ADT는 해당 구조가 회사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삼성전자는 아직 VCA가 없다. ADT가 삼성전자와 손잡은 이유다. ADT 관계자는 “TSMC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사세 확장에 제약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며 “새로운 업체와도 TSMC에서 진행한 방식이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DT는 삼성전자의 단독 VCA가 될 예정이다. 관련 수익 및 이점을 독점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TSMC와 달리 자체 제품도 양산한다. 고객사이면서 경쟁사가 되는 구조다. 이는 파운드리 사업 확대하는 데 한계로 작용한다.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들이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탓이다. 퀄컴, 애플 등이 주력 제품을 TSMC에 맡기는 부분과 일맥상통하다.
VCA가 삼성전자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면, 이 부분을 해소할 수 있다. TSMC는 파운드리 업체 1위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2위 삼성전자와 약 30% 차이다. VCA 확보는 ‘시스템반도체 2030년 1위’ 목표를 선언한 삼성전자에 호재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려는 이유와 ADT 계약은 연관된 사안”이라며 “VCA를 통해 다양한 고객사를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ADT는 TSMC VCA 계약 해지에 따른 실적 우려에 대해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ADT는 지난 17일 공시를 통해 “TSMC와 진행 중이던 과제 및 신규 과제는 개발 가능하다”며 “계약상 기존 제품의 양산도 전혀 이슈될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