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중국 배터리 시장을 공략한다. 소송전과 별개로 중국 투자를 늘릴 방침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힌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중국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기지를 증설한다. 창저우시 공장에 이은 두 번째 공장이다.
중국 2공장은 현지 배터리 업체 EVE에너지와 공동으로 투자한다. 양사는 지난 9월 배터리 생산시설 합자회사를 설립했다. 각각 5억2500만달러를 현금 출자, 총 10억5000만달러(약 1조2443억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부지는 중국 옌청이 유력 후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보다 먼저 중국에 진출한 상태다. 중국 난징시 신강경제개발구에 1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1월에 증설을 결정했다. 배터리 1공장과 소형 배터리 공장에 6000억원씩 투자한다.
난징시 빈강경제개발구에는 2공장을 지난해 10월부터 건설하고 있다. 올해 말 양산에 돌입한다. 현재 시제품 테스트 중이다. 중국 화유코발트와 합작, 양극재 공장도 준비 중이다. 내년 초 본격 가동한다. 양극재는 음극재·분리막·전해액 등과 4대 배터리 소재다. 배터리의 용량과 출력 등을 결정한다.
아울러 지난 6월에는 중국 지리자동차와 손잡았다. 각사가 50대50 지분으로 1034억원씩 출자하는 방식이다. 지리자동차는 중국 내 1위 브랜드다. 오는 2020년부터 판매량의 90%를 전기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중국은 2021년 이후 배터리 관련 보조금 정책을 종료한다. 국내 배터리 업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동등한 위치에서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해당 시점에 맞춰, 중국 공략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미국과 함께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이다. 국내 기업에게는 기회의 땅”이라면서 “보조금 정책까지 일몰되면 기회가 더 많아질 수 있다. 다만 새로운 정책이 발목을 잡을 수 있어,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지난 4월 말부터 배터리 소송전을 펼치고 있다. 당시 LG화학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침해’ 혐의로 제소했다. 이후 양사는 여론전과 맞제소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ITC 산하기관 불공정수입조사국(OUII)는 ‘LG화학의 조기 패소 판결 요청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즉각 이행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ITC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