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기자] 중국의 액정표시장치(LCD) 공세가 거세다. LCD 가격 하락이 지속 중이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뱃머리를 돌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목적지는 각각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캠퍼스 8세대 LCD 라인을 철거하고 있다. QD 라인으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2025년까지 QD디스플레이 생산시설 구축 및 연구개발(R&D)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매년 2조원 이상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신규 라인은 초기 3만장(8.5세대) 규모로 2021년부터 가동된다.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분야를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 역시 LCD 다운사이징을 예고했다. 지난달 23일 ‘2019년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파주 P7, P8 라인 다운사이징을 기본으로 장기적 방향에서 고민 중”이라며 “어느 팹에서 어떤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경쟁력 있는지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연말 또는 내년 초에 구체적인 계획이 공개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는 라인 감축에 앞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미 생산직 대상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사무직 대상으로도 진행 중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안으로 OLED를 강화한다. 지난 8월 중국 광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됐다. 파주 10.5세대 OLED 공장에 3조원을 추가 투자할 방침이다.
양사 모두 세대교체에 나섰지만, 급한 쪽은 LG디스플레이다. 삼성디스플레이 대비 LCD 비중이 높다.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이유다. 실적 부진 책임으로 한상범 부회장이 물러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를 QD 전환기의 버팀목으로 삼을 수 있다. 중국 업체들이 추격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점유율 80% 이상이다. 스마트폰 제조사의 OLED 채택률 증가세도 호재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은 올해 스마트폰 전용 OLED 패널 출하량(4억7400만대)이 지난해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는 2023년에는 8억8500만대에 달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늦은 LCD 대책, LG전자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의존도가 낮고, 방패막 중소형 OLED 존재로 흑자를 유지 중”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 BOE, CSOT 등도 OLED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LCD 가격 하락 여파가 중국 업계에도 미친 탓이다. BOE 경우 3분기 적자 전환했다. 중국발 공세가 LCD에서 OLED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