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권하영기자] SK텔레콤과 KT가 차세대 네트워크 보안 기술로 꼽히는 양자암호통신 분야 국제 표준을 주도하게 됐다.

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9월 5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전기통신연합 전기통신표준화 부문(ITU-T) 회의에서 SK텔레콤과 KT가 제안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관련 기술이 채택됐다.

양자암호통신은 패턴이 없고 예측이 불가한 순수 난수를 생성하는 기술이다. 현재 IT 보안 시스템에 활용하는 난수는 무작위로 보이지만 실제는 일정한 패턴이 있어 슈퍼컴퓨터의 해킹을 당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양자암호통신을 적용하면 슈퍼컴퓨터로도 해킹이 어렵다.

SK텔레콤은 이와 관련 ‘양자 난수발생기 보안구조’ 권고안을 제안해 국제 표준(X.1702)으로 예비 승인됐다. 회원국 간 의견조율을 거쳐 반대의견이 없으면 최종 표준으로 채택된다.

양자 난수발생기로 만든 난수를 암호로 활용하면 연산이 빠른 슈퍼컴퓨터도 암호를 쉽게 풀어낼 수 없다. SK텔레콤은 올해 상반기 자사의 5G·LTE 가입자 인증 서버에 양자 난수발생기를 적용한 상태다.

현재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 국제표준화 과제를 4건 이상 진행하고 있다. ITU-T 내 양자키 분배 관련 표준화 과제도 3건을 수행 중이다. 지난 4월 서울-대전 구간에 5G와 LTE 데이터 송수신 보안 강화를 위한 양자키분배 기술을 적용하기도 했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이번 표준 승인은 SK텔레콤의 양자 기술력이 글로벌 톱 수준임을 인정받은 사례”라며 “SK텔레콤은 앞으로도 양자 암호 관련 글로벌 표준 개발과 생태계 확대를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T 또한 양자 난수생성기 개발에 자사 기술 기고문을 반영, 해당 표준 품질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양자 잡음 난수 생성기의 안전성 검증을 위한 기술, 양자암호통신 보안 키를 안전하게 관리하는 보안 요구사항 등 2가지 기술을 6개 기고문을 통해 제시했다.

앞서 KT는 지난 6월 ITU-T SG13에서 사전 채택된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표준(Y.3800)을 주도한 바 있다. KT는 현재 양자암호통신 관련 기고서 23건을 보유, ITU-T 내 미래네트워크 전문연구그룹 SG13과 통신보안관련 전문연구그룹 SG17에서 다양한 표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홍범 KT 융합기술원장(부사장)은 “KT가 개발하는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 기술의 국제표준화 주도로 국내 산업계 기술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소비자에게 더욱 안전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LG유플러스는 이번 표준화 작업을 주도한 SG17에 참여하지 않았다. 대신 ITU-T 내 전문연구그룹 가운데 SG-13(미래네트워크), SG-15(광전송)에서 활동 중이다.

<권하영 기자>kwonhy@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