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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2곳 중 1곳, “日 규제 대비 없다”…문재인 대통령, “시간 기다려주지 않아”

윤상호
- 박영선 중기벤처부 장관, “대중소기업, 분업적 협력 필수”…당정, 내년 예산 2조원 이상 반영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강화에 대한 불확실성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중소기업 설문조사 결과 2곳 중 1곳이 아무 대책이 없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각각 제조 생태계 구성원이다. 대기업이 대비를 해도 중소기업에서 문제가 생기면 물건을 만들 수 없다. 정부의 대책이 보다 세밀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예산 조기 투입과 대기업 중소기업의 연결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13일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 300개를 대상으로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영향에 대한 중소 수입업체 의견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52.0%는 별도 대비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대비를 하고 있는 업체도 ‘모두 준비돼 있다’는 1.0%에 불과했다. ▲대부분 준비돼 있다 8.6% ▲부분적으로 준비돼 있다 17.7% ▲약간 준비돼 있다 20.7%로 조사했다. 이들의 대책은 ‘재고분 확보’가 46.5%로 가장 많았다. ▲대일본 거래축소 및 대체시장 발굴 31.3% ▲기술개발 등 경쟁력 강화 15.3% ▲기타(국산화 진행 등) 6.9% 순이다.

일본과 갈등은 먼나라 얘기다. 부정적 영향을 느낀다는 응답은 4곳 중 1곳(25.7%)이다. 10곳 중 4곳(39.0%)은 ‘아직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부정적 영향이 없다’는 곳도 35.3%에 달했다. 현재 영향이 없어도 한국 수출규제 강화 현실화 때 기업경영에 영향을 받는 중소기업은 67.3%다. 영향을 받는 시기는 ▲3개월 이내 36.3% ▲4개월~1년 이내 26.7% ▲1년 이후 4.3%다.

정부는 지난 5일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대책을 내놨다. 100대 핵심 전략품목 5년내 공급안정화 목표다. 특히 20개 품목은 1년 안에 자립을 추진한다. 목표를 달성해도 중소기업 67.3%가 영향권인 셈이다. 중기중앙회는 이달 중 소재·부품·장비 생산 중소기업 대상 대기업과 공동기술개발 수요를 파악한다. 발굴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과 대기업 매칭을 독려할 계획이다.

중소기업이 생각하는 사태 해결책 중 가장 바람직한 것은 ‘일본과 외교적 해결 및 국제공조 강화’다. 44.7%가 동의했다. ‘기업피해 최소화 및 공정환경 조성’은 34.3%가 요구했다. 소재·부품·장비산업 경쟁력 강화는 21.0%가 꼽았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그동안 중소기업이 어렵게 기술개발을 하더라도 대기업이 구매를 하지 않아 많은 기술이 사장되어 왔다”며 “앞으로 중앙회가 우수 소재·부품·장비 중소기업을 발굴하고 이를 대기업에 매칭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연일 불확실성 해소와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했다. 여당은 내년 예산에 일본 대응 예산을 2조원 이상 편성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의 경제보복까지 더해져 여러모로 우리 경제 상황이 녹록하지 않다.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엄중한 경제 상황에 냉정하게 대처하되, 근거 없는 가짜뉴스나 허위 정보, 그리고 과장된 전망으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우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또 “중심을 확고히 잡으면서 지금의 대외적 도전을 우리 경제의 내실을 기하고 산업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삼기 위해 의지를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기득권과 이해관계에 부딪혀 머뭇거린다면 세계 각국이 사활을 걸고 뛰고 있고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우리 경제와 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그만큼 어려워진다”라고 당부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대기업과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소기업과 간담회를 가졌다.

박 장관은 “이번 사태를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며, 특정 국가에 의존하면 언제든 이런 사태가 재현될 수 있으므로 전략적 핵심품목의 국산화가 필요하다”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분업적 협력이 가장 중요하며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설치해 대·중소기업 공동 연구개발(R&D), 실증 테스트베드 조성 등 상생과 협력의 플랫폼을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대·중소기업 상생협의회를 통해 품목별, 기술별 중소기업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대기업의 수요에 맞춰 일대일 매칭해주는 양방향 판로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중소기업의 판로 개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날 국회에서 ‘2020 예산안 편성 당정협의’를 가졌다. 정부는 7년 동안 1년 1조원 총 7조원을 투입하려 했지만 여당은 조기 집행을 주문했다. 내년 예산에 2조원 이상 반영을 요구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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