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흥망성쇠는 경험관리가 결정”…SAP 자회사 퀄트릭스, 韓 진출 공식화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SAP에 인수된 경험관리솔루션기업 ‘퀄트릭스’가 한국에 공식 진출했다. 이미 효성을 국내 첫 고객으로 확보했으며, 삼성SDS와 파트너십을 맺고 시장을 공략한다.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 기업에 퀄트릭스의 경험 데이터와 SAP가 강점을 보이고 있는 운영 데이터를 결합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혁신)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퀄트릭스는 전세계 1만1천곳 이상의 고객 기반을 갖고 있다.
11일 ‘SAP 이그제큐티브 서밋 : 혁신과 클라우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라이언 스미스 퀄트릭스 CEO<사진>는 “기업(브랜드) 스스로가 혁신을 하지 않으면 남에 의해 바뀔 수 밖에 없다”며 “퀄트릭스를 활용하면 기업이 어디서부터 무엇을 바꿔야할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미스 CEO는 17살 때 한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한국에 애정을 갖고 있는 인물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친구들과 함께 한국에 왔지만 혼자 남았다. 이후 약 3개월 간 경복궁 근처 고시원에 살면서 영어를 가르쳐 생계를 이었다. 그는 “현대나 삼성 등 기업 임원에 영어를 가르치면서 돈을 벌었다”며 “그때의 경험이 인생의 궤도를 바꿨고, 퀄트릭스의 성공의 상당부분이 한국에서의 경험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후 미국에 돌아와 대학을 졸업하고 퀄트릭스를 창업해 상장을 준비하던 와중에 SAP와 손을 잡았다.
퀄트릭스는 고객이 서비스와 제품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직원들은 회사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양한 기능을 갖춘 플랫폼을 통해 알아내고 이에 대한 액션(행동)을 취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다. 설문 등을 통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 알아내고 이를 적은 분석으로 분석하게 해준다,
스미트 CEO는 “이를테면 퀄트릭스의 경우, 내부 직원들을 위한 출산휴가프로그램을 런칭했는데, 만족하지 못하는 직원이 많았다”며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 프로그램을 4개로 나눠서 다시 제공했더니 모든 직원이 좋아하면서도 비용은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퀄트릭스 솔루션은 기업들이 잘못된 노력을 들이는 대신, 그들이 진짜 원하는 올바른 액션을 취할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국내 첫 번째 고객인 효성의 경우도, 제품 출시 전 이를 미리 예측하는데 퀄트릭스를 사용하고 있다. 그는 “효성에 따르면, 전세계에 출시되는 제품의 2/3는 실패한다”며 “제품 출시 전 성공 여부를 예측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제니퍼 모건 SAP 클라우드 비즈니스 그룹 회장은 “실제 시장 조사에 따르면 약 80% CEO가 좋은 경험을 제공한다고 믿지만, 오직 8% 고객만이 최고의 경험을 제공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바로 경험 격차(experience gap)”라고 지적했다.
경험 격차가 더 커지면 고객이 브랜드를 떠나며, 제품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직원의 이탈이 생긴다. 결국 경험격차는 약 1조6000억달러의 피해를 입힌다.
모건 회장은 “SAP가 퀄트릭스를 인수한 것도 이 때문”이라며 “ERP와 CRM 등 지난 수십년 간 SAP가 강점을 보여온 운영데이터와 퀄트릭스의 경험 데이터를 합친다면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홍원표 삼성SDS 대표가 등장해 퀄트릭스와의 협력관계를 밝혔다. 홍 대표는 “처음에는 SAP와 ERP 중심의 비즈니스에서 협력했으나, 차세대 ERP가 제대로 동작하기 위해선 주변 시스템과 상호작용하면서 발생시키는 데이터가 기업의 새로운 혁신을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S는 퀄트릭스와의 업무 협약을 맺고 고객 데이터를 위한 컨설팅과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과정 수립 및 운영을 지원할 예정이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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